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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pyboy Nov 20. 2022

숨 고르고, 셋 너는 내가 만만해?

내로남불에 대해 똑같이 대하기로 했다.



욕심을 내는 순간이 두려워지는 시기가 왔습니다. 일도 그렇고 사람도 마찬가지로 욕심을 내는 순간 모두 사라져 버릴까 조금의 욕심도 이젠 두려워졌습니다. 일에서 욕심을 냈다가 내가 지키지 못하거나 생각했던 것만큼의 퀄리티가 안 나오면 나는 욕심만 앞서는 사람이 되었고, 내 마음을 표현하고 나의 의사표현을 확실히 하면 나는 욕심에 가득 찬 사람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어떤 기준점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가끔은 욕심을 안내는 내게 핀잔을 주고 가끔은 너무 의욕이 앞선다는 말로 나의 욕심을 무안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저 배려였고, 내게 중요한 선이었을 뿐이었는데 그걸 넘고 싶지 않아 그저 내 마음 내키는 대로 하려고 했을 뿐이었습니다. 당연한 사람이 되어버릴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당연한 사람 타인에게 쉽사리 꺼내지 못한 말이었습니다. 너는 당연한 사람이야 너는 그러는 게 당연해 처럼 섣불리 판단하고 선별하는 행동과 말은 듣지 못하지만 차라리 그걸 말로 듣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내게 앞에선 미안하지만 뒤에선 앞과 다르게 행동하는 그 모습에 인간에 대한 환멸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하나 이제는 내 기준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모든 걸 저 또한 함부로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게 상대방의 배려 따위 느껴지지 않더라도 상관이 없어졌습니다. 그게 오히려 팩트이고 현실이라 상처로 남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내가 믿고 유대가 쌓인 당신이 그러니 그게 그렇게 상처로 남아 내 소중한 하루에 먹먹하게 차오르는 그 억울함과 이해할 수 없는 이해심으로 가득 찼던 그날이 너무 억울했을 뿐입니다.


내가 만만하다고 차라리 말을 해줬으면 아니 차라리 당신에게 해줄 배려가 없는 내가 당신에게 내가 만만해?라고 한마디 꺼내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저는 아직도 그럴 용기도 그럴 필요도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결국 떠나가니 떠나가는 당신을 붙잡고 멀어져 버린 우리 사이를 다시 가까워지게 만드는 그런 마법 같은 요령은 내겐 없으니까요


어제까지만 해도 나에게 인연의 소중함을 말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던 당신들이 내게 그런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나는 감히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수년간 당신들과 쌓아놨던 우리의 유대가 그런 말과 행동들에 위태로워 짐을 깨닫지 못할까요. 배려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지만 당신에게 감사를 바란 적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바보도 아닙니다. 다 알지만 그냥 꾹 삼키는 것을 잘하고 지랄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래서 이제는 나도 내게 배려하지 않고 욕심내는 사람에게 나도 똑같이 욕심을 내기로 했습니다. 배려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다 당신이 내게 화내고 왜 이리 욕심이 많냐고 물으시면 억울해하지도 화를 내지도 않겠습니다. 내 소중한 하루에 당신이 더 이상 남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으로 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내 친절을 나의 배려를 당연히 생각하지 마세요. 나의 걱정을 우습게 보지 마세요. 나를 만만하게 보지 마세요. 당신이 나를 버리고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라는 소리니까요


그래서 이제 누구든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인연에 연연하지 않고 당신들에 대한 연민이 모여 당신을 배려하고 이해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당신들을 끔찍이 동정하니까요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곁에 있다면 그거야 말로 배려가 아니니까요. 행복합니다. 당신들이 나를 행복하지 않게 만든다면 감히 나 또한 당신의 불행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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