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해내지 못해도 괜찮아!
요즘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이젠 자기 검열을 넘어 이젠 사람을 검열하기 시작한 듯합니다. 혼자 견뎌내고 버텨낼 때는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다독이며 잘 지낸다고 생각했지만 같은 직무의 사람이 들어오고 나서는 스스로 작아질 때가 많았습니다. 같은 직무의 일을 한다고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의 일을 나누기 때문에 결국 더 잘하는 분야의 일을 나눠지기 마련이고 특히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무엇인가 보이는 직업이라 나는 같은 직무의 그 사람을 부러워했습니다.
전혀 밉거나 그 사람의 행동을 얄밉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부러워지는 기분을 애써 떨쳐내려 노력했지만 그 사람의 특유의 분위기 내가 하지 못하는 유한 재치, 나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재밌게 기획하고 작업을 해보려 해도 해보지 못한 분야의 내가 재밌고 유한 디자인을 넣는 것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답답하고 정답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재치 발랄한 그 사람을 보고는 나 스스로를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더 재밌게 풀어내지 못할까 왜 나는 이 정도 일까 라는 고민 속에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는 이내 생각에 잠기기 일쑤였습니다.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계속 고민하고 고민했습니다. 자존감이란 게 저한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어렵게 끌어올린 자존감은 눈이 녹듯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을 아쉬워하며 지켜만 볼 뿐이었습니다
이젠 타인의 칭찬이나 격려의 말에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할 절도가 되어버렸습니다. 과연 이 조급함을 놓을 수 있을까 두렵습니다. 잘하려고 노력하는 게 너무 잘하려고 노력해서 그런 것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어느 정도만큼만 의 열심히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인지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계속 이 정도라는 선을 정해버리면 저는 그곳에 머물까 너무 두려웠습니다.
저는 재능이 없습니다. 재능이 아직은 찾지 못했습니다. 나의 재능을 누군가는 알아봐 주고 그렇게 칭찬해주면서도 나는 그 재능을 등지고는 내가 원하는 재능만을 바라봤기에 그럴지도 모릅니다. 저에게 용기를 주었던 당신들의 모든 말이 나를 무너뜨리지 않을까 미안한 마음에 당신들의 미움을 살까 그것이 너무 두려웠습니다. 두려운 것뿐인 세상을 어쩌면 살고 있는 것조차 너무 노력하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일지 모르겠습니다.
무너지지 않기로 약속한 이상 성장하지 못해도 그저 우뚝 서있겠습니다. 버티는 것이 저의 재능 일지 모르니까요. 이 세상 모든 불행을 안고 산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또 글을 적습니다. 이 글에 제 화를 담고 억울했던 마음을 담고, 사랑하는 모든 이에 대한 감사를 담아. 행복합시다. 오늘 하루를 잘 버티고 잘 견디고 잘 지내온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