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아버지가 신기했다.
사소한 것도 삐딱하게 볼 줄 아는 사람이
똑똑한 줄 알았다.
가져본 적이 없어 삐딱해진 걸 나중에야 알았다.
나이를 먹고,
삐딱한 게 초라하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날
원망스러웠다.
내 안의 삐딱함이
그런 세월을 살아낸 아버지가 딱했다가
그 아버지의 딸인 내가 더 불쌍했다.
내 자식을 키우면서
아버지가 더 원망스러웠다.
남편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아버지의 빈자리로 치환될 때가 있었다.
내 자식을 질투했다.
'니들은 좋겠다.'
감사함을 모르는 애들이 미울 때도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섬뜩하면서도
생각은 멈추지 못했다.
아버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아들을 잡는 내가 미치도록 미웠다.
원망스러웠다가
슬펐다가,
그리웠다.
채워지지 않는 아버지의 사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