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사김 May 24. 2023

Chat GPT를 대하는 MD의 자세

-필요한 건 본질을 파악하는 역량

“좋은 그림을 보면 ‘소리’가 들리고,

좋은 음악을 들으면 ‘장면’이 펼쳐진다.”

 좋은 예술이란 무엇일까요?라는 제 질문에 어느 분께서 해주신 말인데 깊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작품을 보아도 아직도 가슴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제게 미술은 평생 알아가고 싶은 분야입니다.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거나 전위적인 예술작품 사례의 기사를 보아도 머리로는 이해하나, 마음의 깊은 울림이 없는 것은 경험의 부재 탓인지 교양의 부족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현대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작품을 보는 눈은 나이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는데

어떤 포인트에서 어떤 포인트에서 감동을 받아야 할지, 어떤 포인트에서 놀라워해야 할지..

아내는 이런 저를 “기계”라고 하더군요.


 인터넷 이후 최고의 혁명이라 불리는 챗GPT의 등장은 모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로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현재 직업의 다수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에 교육의 근본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하는 한편, 영향력이 과장되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분명한 건 이미 많은 영역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제 주변에서도 실무에 챗GPT나 구글 바드와 같은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점점 그 빈도와 활용범위는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미 유튜브와 각종 포털에는 챗GPT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콘텐츠가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 및 문서 작성에 대한 내용은 물론 업무기획, 코딩, 번역이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됩니다.


현업 MD의 AI 활용사례는?


1. 자료조사/분석

기존에는 네이버와 구글에 ‘키워드’를 넣고 보여진 페이지를 하나하나 열어보며 원하는 정보를 찾아다녔습니다. 질문 하나로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으니 조사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내용을 요약해 주고, 분석 및 번역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 분석에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자료를 일일이 보지 않아도, 해외 자료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주기도 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시장 규모나 경쟁사의 현황 등의 내용이나 고급정보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또한 챗gpt의 경우 21년 9월 이전의 정보만 검색이 되며, 영어에 보다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보다 해외 자료 서칭에 보다 유용합니다.

[챗GPT가 답변한 국내 탈모인구 및 탈모샴푸 시장규모]

2. 아이디어/컨셉 기획

상품기획이나 새로운 컨셉의 기획을 잡는데 사용합니다. 구체적인 질문을 할수록 보다 선명한 아이디어를 대해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보편적인 수준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때문에 전문가 레벨에서 기대하는 답변은 어렵습니다. 보통 제품 기획은 디테일의 차이가 결과물을 좌우하기 때문에 초기 기획에 활용하는 용도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3. 카피/스토리 작성

테마, 시즌 등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제목과 본문으로 구성된 카피들이 추출됩니다. 타겟 연령대를 고려하여 문구의 톤&매너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편리한 부분은 초기 아이디에이션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준다는 점입니다. AI는 눈치 보느라 의견을 내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키워드 입력에 따라 검색과 작성이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십 수백 가지 카피를 생성하는데 필요한 것은 몇 십 초의 시간뿐입니다. 실제로 현대 백화점의 경우 평균 2주 걸리던 업무를 AI를 활용하여 3시간 이내로 단축시키는 효율을 경험했습니다.

컨텐츠 스토리를 만든다던지, 브랜드 네이밍이나 상품명을 정하는데 있어서는 확실히 초기 시간을 단축시켜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4. 이미지 생성

광고 비주얼이나 상세페이지에 활용할 이미지에 대해서 원하는 목적과 테마에 맞게 다양한 이미지를 제안합니다.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하거나 이미지 뱅크에서 서칭할 시간을 줄여 줍니다.

생각지 못한 비주얼 제안을 통해 마케터의 크리에이티브를 확장시켜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디자이너의 시간을 대폭 축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창작물의 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법률이 없는 만큼 분쟁에 노출되어 있으며, 정보유출이나 보안의 우려가 있는 업체에서 사용하기에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MD로서 본질을 파악하는 역량

제 주변에서는 초기 시장조사나 기획에 AI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알려주는 정보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을 빠르게 서칭하는 수준으로서, 전문가 집단에서 필요한 고급정보는 챗GPT가 검색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결과물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고, 보완해 나갈 수 있는 시각을 갖추고 있느냐입니다.  무엇이 본질인지 파악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AI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거짓 정보를 가려낼 수 없는 상태에서의 섣부른 AI 의존은 큰 리스크를 이어질 수 있습니다. AI는 보조도구로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적절하게 활용하는 AI리터러시가 요구됩니다. 


정리하면,

1. 방향성에 대해 설정할 수 있어야. 로드맵상 AI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을 명확히 이해한다: 올바른 방향설정과 기획력

2. AI를 활용하여 내가 원하는 작업을 실행하고 산출물을 얻어내는 능력: AI 리터러시

3. 산출물에 대한 옳고 그름,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능력: 지적 능력 및 판단력

4. 적시에 적용하고 배치하는 적용능력: 실행력


지식과 경험을 통해 원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관점과 시각이 있어야 의도한 대로 원석을 가공할 수 있습니다.

고객에 대한 집착이 있어야 차별화된 보석으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AI를 과소평가할 필요도, 과도하게 의존할 필요도 없습니다. MD로서의 본질적 역량을 갖추고, 업무의 보조수단으로써 적절하게 활용하여 효율을 높이는데 활용하면 됩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끝.

매거진의 이전글 컬리와 젠트리피케이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