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형주 Feb 27. 2023

붕어 날다

지금 이전의 삶 여덟





비가 온다

많이 온다

쏟아진다

날기 좋은 날이다


이 조그만 소류지

못살겠어 오늘 떠나련다

과과과 퍼붓는 빗줄기

물과 하늘이 하나가 되는 때

힘차게 지느러미를 퍼덕였다


물이나 하늘이나 매한가지

미꾸리들도 덩달아 따라오네


냇가를 찾아, 강을 찾아, 호수를 찾아

날아갈 수 있는 자유

짧은 자유의 시간


뚝 하고 비가 그쳐 

떨어진 곳은 어느 마을 슬레이트 지붕 위

퍼덕 퍼덕 퍼덕


해가 내리쬐고

힘이 빠져도

후회하지 않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