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를 스쳐 간 아이들
《어린이를 위한 앨범》과 달리 《어린이 정경》은 원래 어린이를 위한 곡이 아니라 어린 시절 모습을 그리는 음악이다. 슈만은 친구이자 작곡가인 칼 라이네케에게 여기 나오는 열세 곡에 대해 ‘다른 어른들을 위한 한 어른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더 젊은 피아니스트도 이 작품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 정경》은 슈만이 1838년 초에 작곡했던 서른여 편의 기묘하고 짧은 곡들 중에서 열세 편 정도를 추려낸 것이다. 우리는 <술래잡기>, <목마의 기사>와 같은 곡에서 아이들의 놀이를 훔쳐보기도 하고, <이상한 나라와 사람들>, <난로 옆에서>처럼 상상의 장면을 들여다보거나, <떼쓰는 아이>, <꿈>, <잠자는 아이>에서처럼 유치한 말들을 듣는다. 슈만은 클라라에게 “당신이 일전에 내게 ‘내가 아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한 말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클래식 1001>, 2009. 6. 1., 매튜 라이, 스티븐 이설리스, 이경아, 이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