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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연 Jun 22. 2022

공무원 9년차 길을 잃다-2

사춘기를 겪는  마냥, 미래에 대한 불안감 또는   없는 상실감을 바탕으로 스스로 나를   없는 곳으로 한없이 몰아넣기를 반복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살아온 나름의 시간들 덕분인지 아니면 하루하루 살아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인지 만족스럽진 않으나 일단은 나름의 결론을 다음과 같이 내릴  있게 된다.

'대출금 갚으려면 어쨌든 일해야 한다.'

막연한 생각과 감정보다는 당장 내일 오는 이자 내는 날이 더 무서운 나이가 되어버렸다.


'공무원 퇴사'. ' 공무원 그만두면', '공무원 의원면직'이라는 검색어가 한동안 나의 검색창에 도배가 된 적이 있었다.

검색을 하고 관련 영상들을 보면서 나는 점점 더 미궁에 빠져들었다. 도대체 나는 공무원을 그만둬서 더 잘 살고 있다는 걸 찾고 싶었던 것인지, 그만두었더니 생각보다 별 차이 없다는 걸 보고 싶었던 것인지, 어떠한 영상을 봐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공무원을 그만두고 유튜브 채널을 만든 사람들의 영상들을 처음부터 하나씩 찾아보면 최근 동영상이 반년 또는 1년 넘게 업로드되지 않고 있는 게 꽤 된다.  다른 일이 더 잘돼서 영상을 안 올리는 것인지, 일이 생각보다 잘 안 풀려서 안 올리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더 이상 그 이후 영상이라던지 근황이 올라오지 않으니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간혹 영상이나 더보기란에 자신의 sns 주소를 남긴 경우가 있어 정말로 그 이후 근황이 궁금하다면 거기로 연락을 해보면 되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만두고 싶어? 그래 공무원이 전부는 아니야, 하고 싶은 건 뭐야? 하고 싶은걸 어떻게 찾았냐고? 나는 이렇게 하고 이것부터 시작했어.'라는 구체적인 조언을 듣고 싶은 것인지

'지금까지 잘 살아왔어, 계속 그렇게 살아도 돼, 고민해도 돼, 하지만 계속 그 일은 해도 되는 일이야'라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듣고 싶은 것인지


이제는 진짜 내가 무얼 원하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또 다시 나를 점검하고 진단하기 시작한다.

배부른 투정이 아닐까? 익숙해져서 감사함을 잊을 것이 아닌가? 내가 가진 역량과 기량은 여기까지가 아닐까? 내 잠재력을 스스로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아 아닌가? 내가 당연시 여기는 혜택들을 모르고 넘기고 있는 것일까? 쓸떼없는 고민을 하는게 아닌가?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놓곤 내가 던진 질문에 상처 받곤한다.

나는 왜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나를 다그치고 몰아 넣는 채찍질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대는 것일까.

남들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말을 안하는 것일까? 아니면 나만 유별난 것일까?

어차피 답안오는 질문 이렇게까지 괴로워하고 힘들어 할 필요있을까? 나는 왜 이러고 있는가?


출근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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