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를 겪는 것 마냥, 미래에 대한 불안감 또는 알 수 없는 상실감을 바탕으로 스스로 나를 알 수 없는 곳으로 한없이 몰아넣기를 반복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살아온 나름의 시간들 덕분인지 아니면 하루하루 살아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인지 만족스럽진 않으나 일단은 나름의 결론을 다음과 같이 내릴 수 있게 된다.
'대출금 갚으려면 어쨌든 일해야 한다.'
막연한 생각과 감정보다는 당장 내일 오는 이자 내는 날이 더 무서운 나이가 되어버렸다.
'공무원 퇴사'. ' 공무원 그만두면', '공무원 의원면직'이라는 검색어가 한동안 나의 검색창에 도배가 된 적이 있었다.
검색을 하고 관련 영상들을 보면서 나는 점점 더 미궁에 빠져들었다. 도대체 나는 공무원을 그만둬서 더 잘 살고 있다는 걸 찾고 싶었던 것인지, 그만두었더니 생각보다 별 차이 없다는 걸 보고 싶었던 것인지, 어떠한 영상을 봐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공무원을 그만두고 유튜브 채널을 만든 사람들의 영상들을 처음부터 하나씩 찾아보면 최근 동영상이 반년 또는 1년 넘게 업로드되지 않고 있는 게 꽤 된다. 다른 일이 더 잘돼서 영상을 안 올리는 것인지, 일이 생각보다 잘 안 풀려서 안 올리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더 이상 그 이후 영상이라던지 근황이 올라오지 않으니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간혹 영상이나 더보기란에 자신의 sns 주소를 남긴 경우가 있어 정말로 그 이후 근황이 궁금하다면 거기로 연락을 해보면 되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만두고 싶어? 그래 공무원이 전부는 아니야, 하고 싶은 건 뭐야? 하고 싶은걸 어떻게 찾았냐고? 나는 이렇게 하고 이것부터 시작했어.'라는 구체적인 조언을 듣고 싶은 것인지
'지금까지 잘 살아왔어, 계속 그렇게 살아도 돼, 고민해도 돼, 하지만 계속 그 일은 해도 되는 일이야'라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듣고 싶은 것인지
이제는 진짜 내가 무얼 원하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또 다시 나를 점검하고 진단하기 시작한다.
배부른 투정이 아닐까? 익숙해져서 감사함을 잊을 것이 아닌가? 내가 가진 역량과 기량은 여기까지가 아닐까? 내 잠재력을 스스로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아 아닌가? 내가 당연시 여기는 혜택들을 모르고 넘기고 있는 것일까? 쓸떼없는 고민을 하는게 아닌가?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놓곤 내가 던진 질문에 상처 받곤한다.
나는 왜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나를 다그치고 몰아 넣는 채찍질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대는 것일까.
남들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말을 안하는 것일까? 아니면 나만 유별난 것일까?
어차피 답안오는 질문 이렇게까지 괴로워하고 힘들어 할 필요있을까? 나는 왜 이러고 있는가?
출근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