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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고양 Jul 15. 2022

아기와 함께 미술이 가득한 호캉스

파라다이스시티 인천

아이를 낳고 호캉스를 더 자주 가게 되었다. 아무래도 아이 수유, 기저귀갈이 등을 생각하면 가족외출장소로 백화점이나 호텔만한 곳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키즈존이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


아이를 데리고 갈만한 호텔이 어디가 괜찮을지 검색하다가 이곳 파라다이스시티 인천에서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무려 3천 점이나 소장하고 있다며... 역시 사람이 아는만큼 보인다고 전에 미술에 관심이 없을때는 그냥 있나보다~ 했던 작품들도 다 우와~ 할만한 훌륭한 작품들이었다. 특히 파라다이스시티 인천은 아이를 데려가기도 좋은 호텔로 유명하다 보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아이와 함께 간다면
소장품목록을 미리 확인하자


파라다이스시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소장품 목록이 작가명과 함께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방문전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가는 것이 좋다. 간단한 작품설명, 작가설명까지 되어있기 때문에 가기 전에 30분 정도만 투자하면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파라다이스시티 홈페이지에는 어떤 작품이 어디 위치해 있는지 artmap으로 자세히 나와있기 때문에 미리 휴대폰에 캡쳐해서 가져가면 좋다. 물론 로비에서도 아트맵을 요청하면 주던데 그것보다는 휴대폰이 보기 편했다.

아트 투어 코스 1, 출처: 파라다이스시티 홈페이지
아트 투어 코스 2, 출처: 파라다이스시티 홈페이지


특히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부모님이 미리 관련된 서적을 찾아서 읽어보고, 현장에서 아이에게 쉽게 설명해준다면 아이의 이해가 훨씬 깊어질 것이다. 쿠사마 야요이 같은 경우 MoMa에서 나온 어린이용 도서도 시중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집에 와서 연계독서로 관심을 이어 나갈 수도 있다. 이후 해당 작가의 작품을 소장한 다른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들르면서 연계된 경험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





이건 놓치지 말자! 꼭 봐야할 소장품(1)
: 쿠사마 야요이, Great Gigantic Pumpkin


이곳 파라다이스시티에 방문했다면

몇 가지 놓치지 말고 봐야 할 소장품을 소개해본다.


먼저 쿠사마 야요이의 "Great Gigantic Pumpkin".

호텔 중앙에 있기 때문에 무조건 마주치게 되어있다.



쿠사마 야요이는 현대 미술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작가중 한 명이다. 1929년에 일본에서 태어나 강압적인 부모님 밑에서 자랐으며 이 때 얻은 강박증, 심리적 불안, 편집증을 예술적작업으로 승화시켰다고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옥션이나 케이옥션에 단골로 출품되는 작가일 뿐 아니라 매번 신고가를 경신하여 미술계를 놀라게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도 옥외에 전시되어 있는 중요한 현대미술작가이기에 그냥 지나치지 말고 아이와 함께 감상을 권한다.


쿠사마 야요이의 삶이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아버지에 대한 불신, 강압적인 가정에 대한 불만, 가정불화 등으로 가득차 있어서 자녀에게 전달할 때 부모님의 사려깊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이건 놓치지 말자! 꼭 봐야할 소장품(2)
: 데미안 허스트, Golden Legend


들어가자마자 떡하니 보이는 데미안 허스트의 Golden Legend 역시 놓쳐서는 안되는 소장품이다.

데미안 허스트는 현대미술사에서 빠질 수 없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특히 죽은 상어시체를 포름알데히드 안에 넣고 전시한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이라는 작품으로 일약 대 스타가 되었다. 이렇듯 그의 작품세계는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해부 등 충격적인 방식으로 관람객들을 놀라게 한다.


이 작품 역시 말의 한 쪽 편은 마치 전설속에 등장할 것 같은 늠름한 금빛의 명마의 모습이지만, 다른 쪽 편은 말의 근육, 장기 등이 그대로 보이도록 해부한 모습으로 제작되어 있어 삶과 죽음의 밀접한 관계를 드러낸다. 이 호텔의 무척 사치스럽고 화려한 분위기와 이 작품의 덧없어 보이는 느낌이 잘 어울린다. 아이와 함께 왼편, 오른편을 오가면서 이 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건 놓치지 말자! 꼭 봐야할 소장품:
박서보, "Ecriture. 묘법 No.110326"


박서보 화백은 살아있는 한국 근현대미술사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술계에서 중요한 일들을 많이 해내신 분들이다. 2021년 금관문화훈장을 받으시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단색화 열풍으로 인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처음에 보면 "이게 뭘 표현하는 거지?"라고 생경할 수 있는 박서보 화백의 "묘법". 이에 대해 박서보 화백은 "주문을 외듯, 참선을 행하듯, 한없이 반복한다는 것"이 "나를 비우는 행위의 반복"이기도 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작업들이 반복되며 "묘법"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작가의 작품세계에 깊이 빠져들게 되면 한참을 들여다봐도 결코 지루하지 않은 것이 추상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추상화의 경우 특히 미리 작가에 대해 스터디해가지 않으면 현대미술의 감상 재미가 반감되기도 하고, 아이들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꼭 미리 찾아보고 가서 설명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이 작품이 있는 쪽에는 다양한 한국미술의 거장들 작품들이 있을 뿐 아니라, 비교적 인적이 드물어서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꼭 들러보면 좋겠다.



이건 놓치지 말자! 꼭 봐야할 소장품 (3)
:KAWS, Together


카우스(KAWS)의 본명은 브라이언 도넬리이며 브루클린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20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XX표시의 눈을 캐릭터에 그려 유머러스함과 인간성을 표현한 조각, 그림들이 그의 시그니처다. 우리나라에서는 방탄소년단의 RM, 제이홉이 트위터에 올려 더욱 유명세를 얻었다.

TAKE, 2019

그림출처: https://www.skarstedt.com/artists/kaws/selected-works


이런 그의 작품을 파라다이스시티 인천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무척 거대하기 때문에 역시 지나치기 힘들다. 이 작품을 보는 아이들이 다들 기쁜 표정으로 웃는 걸 보면 아이들 취향 저격인가 보다.

 

Together, KAWS


이건 놓치지 말자!  봐야할 소장품 (3):
이배, Issu du feu ch-11

숯의 화가라고도 불리우는 이배 화백은 프랑스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세계미술의 거장이다. 최근 부산 조현화랑에서 열린 개인전 역시 큰 화제였다.  "Issu du feu"라는 시리즈명은 "불에서부터"라는 의미의 불어로서 제목에서 유추할  있듯 불에  숯을 가지고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배 화백은 캔버스에 숯을 붙이고 표면을 갈아낸 가루로 빈틈을 메운  섬세하게 닦아 작품을 완성한다고 한다.  숯은 순수한 자연을 상징하는 재료로서 "모든 생명의 물성이 끝나고  모습이 숯이 아닌가"라는 생각에서부터 출발된 작업이다.

실제로 보면 그저 검기만 한 것이 아니고 재료의 느낌이 강하게 전해지는 작품들이다. 요새 특히 옥션 등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이배 화백의 작업들. 나도 수줍게 이배 화백의 팬임을 밝히며 우리 집에 원화는 없을지언정 포스터는 한 장 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ㅎ



객실에도 멋진 판화들로 가득한 
진정한 예술호텔


다양하고 멋진 작품들이 가득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더 놀라웠던 점은 객실에도 판화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아마 객실마다 다른 작품이 있을 것 같아서 다음번에는 다른 타입의 객실에 숙박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보기만 해도 마음과 눈이 정화되는 아름다운 미술작품들과 아이와 함께 주말을 보내니 정말 행복하고 좋은 기억으로만 남았다.


아이를 데리고 가는 분들을 위한 정보


파라다이스시티는 키즈프렌들리하기로 유명한 호텔이다. 참고로 우리는 절충형유모차를 가지고 갔는데 호텔 내에서 유모차 사용이 매우 편리했다. 단 한번도 턱에 걸리거나 출입이 불편한 곳이 없어서 무척 좋았다. 또 플라자스퀘어 쪽에는 수유실도 따로 준비되어 있어서 객실에서 조금 멀더라도 아이가 배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을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이래서 아이가 있으면 호캉스가 최고다.


조금 큰 아이들을 위해 액티비티도 많이 준비되어 있다는 점도 이 호텔의 장점이다. 사파리파크, 키즈존, 인도어/아웃도어풀 등이 있어서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가능하다면 2박3일 하면서 천천히 즐기는 것도 좋을듯 하다.


참고로 미술품 소장 목록과 아트맵은 아래 링크에 있으니 미리 확인하시고 가시길 추천드린다. 만약 쿠사마 야요이에 대해 미리 알고 싶다면 MoMA에서 나온 "꼬마예술가 그림책 07-쿠사마 야요이"를 읽어보고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https://www.p-city.com/fron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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