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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근한 수록 Mar 28. 2022

마음의 소리를 듣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게 정답이더라고요




마음은 불평이 잦아요. 그래서 조금만 도망칠 구실이 생기면 바로 뛰쳐나갑니다. 오늘 아침 저는 도망치는 마음을 발견했어요.


1. 새벽 다섯 시에 기상하기

2. 명상 및 스트레칭

3. 짧은 영어공부

4. 브런치에 글 쓰기


제가 전날 밤에 계획한 일들이에요. 오늘 아침 출근 전에 요것들을 끝내고 집에서 나서리라 굳게 마음을 먹었어요. 계획 세울 때의 마음은 마치 천하무적 같아요. 뭐든 이룰 수 있을 것처럼 예스맨이 됩니다. 일찍 일어나서 얘도 하고 쟤도 하고 모든 걸 다 끝내 놓기로 마음을 먹죠.


그리고 다음날이 되면 마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을 싹 바꿔버립니다. 꼭 이렇게 해야겠어? 나한테 엄청 중요한 일도 아니잖아. 조금은 힘을 풀고 지내자. 졸리지 않니? 지금 딱 15분 정도 자고 나가면 엄청 개운할 거야. 침대에 잠깐만 몸을 뉘어 보는 건 어때?


제 마음이 목표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이곳저곳에 혹할 만한 말들을 심었습니다. 제 이성과는 반대로 향하는 마음이 얄궂습니다. 저는 마음을 다잡으려 했어요. 그러나 마음은 쉽지 않습니다. 미꾸라지처럼 이곳저곳으로 미끄러지며 제 의지의 손을 무참히도 피해 갑니다.

오늘은 어떻게 됐냐고요?

결국 마음이 흔들어놓은 흙탕물에 정신을 못 차리고 침대로 가서 눕고 말았어요. 그 덕분에 브런치에 지금 글을 쓰고 있네요.


오늘 도망치는 마음을 잡지 못해 너무도 분합니다.

그래서 결심했어요.

저 이제부터 마음이 내지르는 비명을 듣지 않기로 했습니다. 마음의 불평불만이 담긴 소리를 듣는 대신 작은 최면술을 걸어보기로 했어요.


1. 나는 다섯 시에 일어나는 일이 너무너무 하고 싶어!

2. 아침 명상이랑 스트레칭을 하면 얼마나 개운할까? 당장 할래!

3. 영어공부 10분만 해도 그게 쌓이면 엄청난 성취인 거 알지? 듣기만 하자!

4. 오늘은 무슨 글감으로 글을 써볼까? 쓰다가 기가 막힌 표현이 떠오르는 날 아냐?? 벌써 신나는데?!



아마 내일은 제가 이길 것 같아요.

제 최면술은 사실 엄청난 위력이 있거든요.

여러분들도 저처럼 마음의 소리를 듣는 대신 최면술을 걸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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