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시
세상은 갈수록 깊은 골짜기,
시내는 그만큼 움푹하다.
깊은 시내에선
앞뒷산만이 전체이고
산등성이에선 시내와 그 너머가 넘실댄다.
골짜기에마다
신비한 약재와 산삼이 뿌리를 박고
시냇물에는
맑은 물에 산의 정기가 국물처럼 배었다.
산등성이에서는
산등성이만을 노래하고
시냇물에서 시냇물만을 고집하면서
골짜기는 깊어지고 산은 높아만 간다.
삶이 깊을수록
제맛에 산은 높고
제맛에 계곡은 깊어져
서로 멀리 멀뚱 바라보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