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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리 Sep 12. 2022

이제는 독서도 장비빨

덕후의 독서 생활 (2)

“너는 책을 진짜 소중하게 다루는구나.”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는데, 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도 맞지만 실제로 이렇게까지 새 책처럼 깨끗하게 읽을 수 있는 건 다 독서 아이템 덕분이다. 내게는 방 한편에 쌓여 읽힐 순서를 기다리는 수많은 책들만큼 다양한 독서 아이템이 있다. 지난 편인 책갈피는 작고 귀여운 수준의 맛보기였다. (‘책갈피, 어디까지 사보셨나요?’ 읽으러 가기)


나의 독서 생활에 기분 좋음과 깨끗함을 더하는 아이템을 소개하기 전, 내가 책을 생각하는 소중한 마음과 나만의 책 다루기 원칙부터 설명하는 게 좋겠다.


하나, 책의 귀퉁이 어디도 접지 않는다. 어디까지 읽었는지 표시가 필요할 때는 책갈피를 사용하고, 깜빡하고 책갈피를 두고 나온 날이라면 페이지 수를 외워두거나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둔다.


둘, 좋아하는 문장을 발견하면 연필 또는 펜 등으로 밑줄을 치거나 표시하는 대신 문장이 있는 위치에 인덱스만 붙여둔다.

(단, 자기 계발 도서, 기타 정보 습득에 목적을 둔 독서 시에는 책에 필기하기도 한다. 위의 내용은 주로 소설과 시, 에세이를 읽을 때 해당하는 내용이다.)


셋, 독서는 주로 밖에서 하는 편이라 가방에 책을 넣고 다니는데, 이때 책의 귀퉁이가 구겨지거나 찌그러지는 것, 더러워지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책에 북 커버를 씌우거나 북 파우치 안에 책을 소중히 담아 다닌다. 오직 책과 인덱스만 넣고 다니기 위하여 구입한 가방도 2개가 있다.


책갈피는 지난 편에서 소개했으므로 나의 독서 생활에 빠질 수 없는 아이템, 인덱스부터 소개한다.


인덱스는 책을 읽다 만나는 좋은 문장, 꼭 내가 쓴 것처럼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을 표시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그리고 독서를 마치면 인덱스가 붙어 있는 문장을 독서 필사 노트에 쭉 적어둔다.



사실 다른 아이템과 비교했을 때, 사용 중인 인덱스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고, 대게 다이소에서 개당 1,000원가량에 구입한 제품들이다. 구하기 쉽고 평범하다.

굳이 특별함을 이야기하자면, MBTI J인 사람으로서 언제나 넉넉하게 인덱스를 구비해 둔다는 점과 다양한 컬러의 인덱스를 준비해 두어 읽는 책의 표지 컬러에 맞춰 인덱스를 사용한다는 점이 있다. 책 자체를 좋아하는 것도 맞지만 독서에 이렇게 작은 재미를 더하는 것(책의 표지 컬러에 맞춰 인덱스를 사용하는 점)을 아주 재미있어 하고 좋아한다.


책갈피를 두고 나온 날에는 인덱스로 책갈피를 대신하기도 하는데, 이때 장점은 인덱스의 두께가 워낙 얇아 책에 자국이 남거나 책 사이가 벌어지는 일이 절대 없다. 그리고 쉽게 붙였다 뗄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인덱스가 있다면 책갈피는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 같은 사람은 그래도 어차피 구입할 것이지만)



인덱스를 붙인 문장은 사진과 같이 필사 노트에 옮긴다. 한 가지 슬픈 사실은 5월 이후 바쁨과 게으름 콤보로 독서 필사 노트 쓰기를 멈춘 상태이기는 하다. 언젠가 다시 써야지.

(독서 필사 노트가 더 궁금하시다면 ‘올해는 일곱 권의 노트’를 읽어 주세요.)


다음은 책의 든든한 보호자로 북 커버, 북 파우치, 오직 책을 넣고 다닐 용도로 구입한 가방을 차례로 소개한다.



총 3개의 북 커버를 가지고 있고, 사진 속 딱 봐도 도톰하고 예쁜 2개는 아이디어스 제품이고, 1개는 알라딘 굿즈다. 3개 제품 다 가름끈이 달려 있어 책갈피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고, 작은 재미는 알라딘 굿즈는 가름끈 색에서 알라딘 제품임을 딱 티 내고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것 때문에 촌스러움의 화룡점정을 찍었다고 생각하지만. 하하.)


아이디어스 제품의 경우, 내가 주로 읽는 책의 판형에 맞춰 커버를 선택할 수 있었고, 나는 주로 읽는 소설책 크기에 맞춰 2개를 골랐다.


이런 북 커버 제품은 책 모서리가 구겨지거나 찌그러지지 않도록 또 책의 표지가 더러워지지 않도록 잘 보호해 주기는 하는데, 책을 읽는 속도가 빠른 사람에게는 딱히 추천하지 않는다. 이유는 커버를 씌우고 벗기는 일이 은근히 귀찮아서 사실은 3개 모두 서랍 속에 있게 된 지 오래다.



나의 소중한 북 파우치 3개고, 모두 아이디어스에서 구입했다. 보통 밖에서 이동할 때 책을 읽는데, 한 세트로 가지고 다니는 것은 책 한 권, 책갈피, 인덱스, 샤프다. 이렇게 한 세트를 잘 가지고 다니기 위해서는 북 커버보다는 북 파우치가 좋다.


3개의 제품은 당연히 북 파우치 외 다른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해서 나는 필요에 따라 책을 넣기도 하고, 아끼는 노트와 필기 용품류를 넣고 다니기도 한다. 실제로 보면 어찌나 예쁜지 가지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진 속 끈이 달린 제품은 사용할 때마다 끈을 풀고 묶어줘야 하는 불편이 있기는 하지만 예쁘니까 괜찮다.


북 커버와 비교했을 때, 아주 작은 단점이라면 천이 북 커버처럼 도톰하게 작업된 것은 아니라(3개 다 천이 얇다.) 북 커버의 보호력이 더 나을 것이다. 다만 가방을 마구 험하게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면 북 파우치 정도만 있어도 책이 구겨지거나 훼손될 일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둘 중 하나만 산다면 북 파우치를 추천.



옷 스타일에 따라 작은 가방을 들고 외출하는 날, 책을 들고 나가기 위하여 마련한 가방 2개다. 1개는 아이디어스 제품이고, 빨간색 제품은 교보문고의 굿즈다.

이런 생각으로 구입하기는 했지만, 막상 들고 나가니 둘 다 너무 예쁘지 않은 것 같아서 지금은 책이 들어가는 큰 가방만 메고 외출 중이다.


이번 편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할 아이템은 가장 생소할 수 있는 문진과 독서 링이다.



문진은 책장이나 종이쪽이 바람에 날리지 아니하도록 눌러두는 물건을 말한다.

사용해 보니 실용성이 그다지 좋지는 않아(필사할 때 책을 펼쳐둘 용도를 기대했는데, 딱히 잘되지 않는다.) 한 개 구입 후 더 구입을 하지는 않고 있다. 그렇지만 실용성과는 별개로 너무 좋아하고 아끼는 제품이다. 좋아하는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속 대사로 제작했고, 세상에 딱 하나뿐인 오직 나만을 위한 제품이다. 이거면 됐다 :)



한 손으로 책 읽기를 돕는다는 독서링이다. 솔직히 딱히 필요성을 느낀 적이 없고, 실제 사용했을 때 독서가 막 편해지는 것도 아니지만 예뻐서 샀다. 2개 모두 아이디어스 제품이다.

보통은 나무로 만들어진 제품이 많은데, 이건 아마도 아크릴로 만들어진 것 같고(아닌가, 구입이 오래되어 잘 모르겠다.), 투명한 제품 안에 실제 말린 꽃이 들어있어 진짜 곱고 예쁘다.


다들 독서 아이템을 한두 개쯤 구매하고, 독서를 원래 좋아하던 사람은 나처럼 더 재미있게 읽고, 독서가 낯설고 어려웠던 사람은 구입한 아이템 핑계로 책 한두 권을 읽게 되면 너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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