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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Luna el Sol Jun 05. 2024

아침부터 애를 울렸다


아침부터 애를 울렸다.



따지고 보면 애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서 하원하고 돌아오는 시간까지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나는 왜 아침부터 화를 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침에 애한테 화를 낸 날은 시간에 쫓긴 날이다.

늦잠을 자서 밥을 빨리 먹어야하는 날이나 아침에 챙길게 많은 날, 등원시키고 난 뒤 내 스케쥴이 있어서 나도 같이 준비를 해야하는 날이다.


안그래도 식탐이 없고 밥을 세월아 네월아 느리게 먹는 아이인데, 시간이 없는 날이면 먹는 속도가 체감상 2배는 더 느리게 느껴져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화가 올라온다.


평소에는 좀 장난을 치고 먹어도 봐줄 수 있는데, 내가 마음이 조급한 날에는 '다섯살이 언제까지 그렇게 먹을거냐'며 화를 내게 된다. 이런 사정으로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은 아이의 잘못이 아니다. 마음이 조급한 내 탓이다. 감정이 하나도 섞이지 않은 훈육을 통해 잘못된 것을 알려주어야 하는 상황에서 버럭 소리를 지르고 있는 엄마라니, 내 자신이 한 없이 싫어진다.


그럼 아침에 화를 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아침에 바쁘지 않게 웬만한 건 저녁에 다 준비를 해놓고 자면 된다. 다음 날 입을 옷, 악세사리, 준비물 등 아침을 좀 더 여유롭게 만들어 줄 수 있게 할 수 있는 건 다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게 일찍 일어나면 된다.


나와 아이들은 모두 아침잠이 많다. 5살인 큰 아이는 요즘 8시 반에서 9시 사이에 잠들고 빨리 일어나면 7시, 보통은 7시 반 경, 늦게 일어나면 8시쯤 일어난다. 나는 보통 아이가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난다. 그러니 아침이 바쁠 수 밖에. (아침마다 내가 최대한 많이 잘 수 있도록 누룽지를 끓여주시고 계란을 삶아주시는 친정 엄마에게 정말 감사하다)


생각해보니 7시에서 7시 사이에 일어났을 때는 화를 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고, 8시에 일어나면 8시 반이 지나면서 마음이 촉박해져 화를 내게 되는 것 같다.


역시 내가 게으른 탓이다. 늦게 일어나 시간에 쫓기는게 문제다. 그걸 진작에 수백번 인지하고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던 나다. 그래서 이번에 나는 알람을 맞췄다. 6시 반! 그게 내 목표다.


그 시간에 일어나서 무얼할까?

일단 무조건 일아나서 마음 정돈을 위해 명상과 간단한 스트레칭을 할 계획이다.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사두고 읽지 못한 책을 읽어야지.

웬만하면 누룽지랑 계란 요리도 내가 할 계획이다.


첫째야, 아침에 화내서 정말 미안해. 앞으로는 행복한 아침만 선물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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