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유학생이자 한국 스타트업 초기 창업가의 액티비티는.. 이렇다!
몇 년 전, 사람인을 둘러보다 문득 포트폴리오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날 나는 그동안 스치듯이 지나쳤던 노션을 처음으로 열어보았고, 1시간 만에 포트폴리오를 다 만들고 말았다. 기능도 모른 채로 우당탕탕 만들었던 그 포트폴리오는 나에게 인턴이라는 좋은 기회를 안겨주었다.
지금의 나에게 노션은 없어서는 안 되는 툴이다. 회사에서 워크 스페이스로 사용하며, 프로젝트의 홈페이지로 활용하고, 개인적인 인사이트 기록과 회고 등 일상에서도 다채롭게 사용하고 있다. 노션에 대해 배우고 싶은 것도 그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도 너무나도 많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이야기로 내가 어떻게 노션을 이용해 포트폴리오 만들었는지 공유해볼까 한다. 노션 포트폴리오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괜찮은 레퍼런스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끄럽지만 최대한 상세하게 적어보았다.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은 남에게 보여주기 전에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 나를 나타내는 활동들을 다듬어 정리하는 일련의 활동은 과거의 것들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플랜을 세우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다. 나는 이따금 동기를 잃게 되면 노션에 들어와 포트폴리오를 수정하곤 한다. 그럼 왜인지 모르게 열심히 살고 싶은 기분에 벅차오른다.
포토샵이나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PDF로 공유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지만 노션은 웹페이지에서 서술한다는 특성상 뛰어난 장점을 여럿 가지고 있다.
첫 번째, 공유하기 편하다.
노션은 링크만 있으면 어디서든 누구에게 편하게 전달하고 업로드할 수 있다. 용량이 커서 부담스러울 일도 없다. 파일 크기 때문에 사이트에 등록하지 못하거나 메일로 전달하기 어려운 상황 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두 번째, 수정이 간단하다.
노션은 발전된 메모장과 같아서 단순하게 수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수정사항은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저장하지 않아도 불가피하게 사라져버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PDF로 포트폴리오를 저장하면 한 단어를 수정하기 위해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용이하지 않은 업데이트를 핑계로 계속해서 구버전을 사용하게 된다. (나만 그런가..
세 번째, 확장성이 좋다.
노션은 하위 페이지를 이용해 끝없이 이을 수 있다. 또한 보드와 갤러리, 토글 등을 이용하여 일목요연하게 한눈에 들어오게 정리하기 좋다. 링크 기능으로 다른 사이트와 다양한 플랫폼으로 연결하기에도 편리하다.
마지막, 디자인이 간단하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내용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어지러운 디자인은 읽어보고 싶지도 않게 만든다. 노션은 단순한 글과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어 그저 쓰기만 해도 갖춰보인다. 그렇다고 한 형식에 가둬져 있지도 않는다. 자유도가 높은 툴로 흰 바탕 위에 나의 가치를 독창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노션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새로운 툴을 다루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나 접근성이 매우 낮아 한두 시간이면 자유롭게 다룰 수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진행하기 전, 목적과 목표는 항상 중요하다. 포트폴리오도 여느 문서와 같다. 목적이 분명해야 헤매지 않을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 사용할 예정인지, 포트폴리오를 보게 되는 사람은 누군지, 이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는 무엇인지, 나는 이를 통해 어떠한 것을 이루고 싶은지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
인트로는 포트폴리오에 들어와 처음 보게 되는 화면으로, 간단한 소개와 함께 나에 대한 정의가 담겨 있어야 한다. 모든 이에게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 맘껏 그러나 절제되게 표현해야 한다. 나는 담백한 인사로 시작하여, '열정' '도전' '성장'을 키워드로 문장을 적어내려 봤다. 나만의 키 문장이 있으면 여러 소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니 이번 기회에 하나 만들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사진의 경우, 포트폴리오의 목적에 따라 프로페셔널한 프로필 사진을 사용하기도, 귀엽고 장난스러운 셀카를 넣기도, 혹은 나의 예시처럼 실제 얼굴 없이 나를 나타낼 수도 있다. 나는 기존에는 인턴을 위한 포트폴리오로 사용한 만큼 프로필 사진을 삽입하였으나, 최근에는 사이드 프로젝트와 같이 보다 가벼운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조금 귀엽게 바꿔보았다. (귀엽다고 해줘요
인트로의 자기소개 아래에는 내가 요즈음 어떤 것을 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나타냈다. 현대 사회는 소속이 나를 대변하곤 한다. 조금은 슬프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 당연한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서울대를 다니고 있다면 내가 얼마나 학창 시절을 열심히 보냈는지, 공부를 잘했는지 애써 설명할 필요가 없다. 나의 소속은 나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심플한 수단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나는 현재 대학생이자 직장인이라 나의 대학과 소속을 기재했다. 그리고 대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도 함께 적었다. 이는 나의 포트폴리오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1) 스위스에서 학교를 다니는구나. 2) 소속이 정확히 어떠한 곳인지 모르겠으나, 학교를 다님과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하고 있구나.라는 사실을 전하여, 앞으로 펼쳐진 여러 정보의 기본 세팅이 도전적이고 성장을 갈망하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다음으론 나에 대한 부수적인 정보를 적었다. 지난 경력을 비롯하여 내세우고 싶은 프로젝트나, 어떤 사람인지 나타낼 수 있는 사소한 사실 등을 전할 수 있다. 인트로와 하이라이트에서 담지 못한 나를 온전히 뽐내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좋은 곳이다.
나는 먼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취향이 계속 변해가는 만큼 계속해서 변경될 여지가 많은 공간이기도 하다. 옆에는 별 볼 일 없는 나의 학력을 적었다. 보통 해외에서 대학을 재학 중인 한국인이라면 해외에서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나온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모든 학창 시절을 한국에서 보낸 사람이 갑자기 해외로 나가기가 쉬운 선택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어려운 선택을 단호하게 해내었던 나를 보여주고 싶어 굳이 학력을 기재하였다. 전남 촌구석에서 어쩌다 스위스를 갔지?라고 궁금증을 가져준다면 뿌듯할 것 같다. 그리고 연락처를 덧붙였다. 연락처는 어떻게 나타내야 가장 효율적 일지 매번 고민한다. 우선은 담백하게 가져가기로 했다. (여러분 인스타 친구 해주세요
회사와 프로젝트에 대해 서술하기 전에는 나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어떠한 것을 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자리이다. 특정 분야에 대해 높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마음껏 뽐내기 좋은 곳이다.
나는 특정 지식을 깊게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이것저것을 많이 시도해온 사람이다. 그래서 이러한 목록을 적어갈 때면 자신감을 잃어버리곤 한다. '사용할 수 있다'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수가 참 많을 텐데, '문제없이 전문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의 기준으로 나눈다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그 사이 어딘가의 접점을 찾아내어 주제별로 뽑아보았다. 앞으로 어떻게 채워나갈지 기대가 되는 곳이다.
노션에서 데이터베이스를 표현하는 방법 중, 보편적으로 유명한 방식이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방식은 '갤러리'이다. 상단의 Company 영역처럼 이미지로 강조할 수도 있고, Project 영역처럼 이미지는 없지만 콜아웃과 같은 형태로 강조할 수도 있다. 누가 봐도 클릭해보고 싶은 디자인이지 않은가. 갤러리 기능을 이용해 나의 커리어를 꾹꾹 눌러 담았다. 또, 클릭하기 전에 태그를 이용해 어떠한 분야의 태스크와 연결된 것인지 개괄적으로 전달했다.
사이드 프로젝트 등에서 HR 업무 아닌 업무를 하다 보면 꽤나 많은 포트폴리오를 보게 되는데, 아무리 내용이 많아도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끝까지 읽어지지 않는다. 적어 내린 정보들이 전부 읽혀지지 않을 바에는 이것만큼은 알아줬으며 좋겠다 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해당 회사나 프로젝트를 클릭하면 세부적인 내용을 최대한 심플하게 전하려고 노력했다. 최상단에는 소속을 다음으로는 소속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을, 그리고 담당 업무에 대해 카테고리별로 보여주었다. 담당 업무에 대해서는 얼마나 자세하게 서술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불렛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기로 했다.
이 부분은 어떠한 직종에 있는지,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하는지 등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나올 수 있는 곳이다. 나의 커리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다른 사람 입장에서 얼마나 어떠한 것들이 궁금할지 생각하면서 적어본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커리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지금의 나를 만든 경험들을 나타내길 추천한다. 밴드와 같은 예체능 활동이 올 수도 있고, 학교 동아리와 같이 사소하지만 큰 영향을 준 활동들이 있을 수도 있다. 군대와 같은 경험도 전환점이 되었다면 충분히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의도치 않았지만 직종이 바뀐 케이스라 한 때는 온 맘을 다했던 호텔업계의 활동을 표시했다. 호텔에 미쳐 스위스에서 공부하며 일하고, 미슐랭 2 스타 레스토랑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체득하기까지. 하나하나 적지는 못했지만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으며 이들이 현재의 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나에 대해 빼놓을 수 없는 정보라 느껴 가볍게 덧붙였다.
해당 포트폴리오는 2022년 12월의 나를 담고 있다. 당연히 내년에는 심지어 다음 달에도 어떻게 바뀔지는 전혀 모른다. 업데이트는 곧 내가 그만큼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하니, 매번 편집할 때마다 꽤나 뿌듯하기도 하다. 글을 시작하며 언급한 바와 같이 포트폴리오는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면 큰 가치를 지니지만, 적는 행위 그 자체로 스스로에게 많은 도움이 되어준다. 포트폴리오와 함께 저마다의 성장을 이루어나가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저의 포트폴리오는 아래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