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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수ONSU Dec 04. 2023

계원예대 졸업생의 졸전 관람 후기

계원예술대학교 광고브랜드디자인과 졸업전시

23.11.28

모교에서 진행한 졸업작품 전시를 보고 왔다.

전시 기간 동안 일정이 있어서 일찍 가기가 어려웠는데, 겨우 마지막 날에 철거예정 시간 2시간 전에 맞춰서 갔다. 그래서 광고브랜드디자인과만 중점으로 짧게 관람할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 난 전공심화 1학년을 휴학을 한 상태여서 이번년도에 졸업하는 사람들 중 낯익은,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다. (솔직히 오랜만에 만나 들뜬 마음에 수다 떠느라 30분은 쓴 것 같다.)   


학교는 2년제인 전문학사과정과 4년제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전공심화가 있는데, 동기들은 전공심화에 있고, 전문학사들은 후배들이었다. 마지막 날까지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 앞에 상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자신의 작업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3개월 동안 전시 준비하고 긴장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을 텐데, 피곤한 기색도 없이 눈을 반짝이며 신나게 얘기했다. 다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어 남들에게 전하고 싶어 했고, 대화중 자신이 관심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꿈이 느껴지는 사람들에겐 더 눈길이 갔다. 후배들과 동기들의 결과물을 보면서 목표를 향한 순수한 열정이 느껴졌다.


5시에 전시 철거를 하기 시작할 때 청소를 도와주면서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부스를 앞에 두고 팀원들 다 같이 사진을 찍는 모습은 고통의 끝과 해방감을 보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정리하다 보니 원래는 회사원이지만 그 순간은 학생이 된 것 같아, 교수님과 함께 있던 강의실과 학교에서 과제하다가 야식으로 시켜 먹었던 마라탕 생각도 들었다. (계원예대 앞에 탕화쿵푸마라탕 내손점 진짜 맛있다)  


난 내년 복학은 계획에 없는지라, 이젠 얼룩이 번져서 흰색 아스팔트벽이라 하기도 애매한 곳에 기대어 밥을 먹을 일도 없고, 눅눅한 의자 시트에 기대어 과제로 밤샘할 일도 없다. 학교라는 장소는 3년간의 추억으로 뒤로하고 정신없이 회사일만 하며 지내다가 졸업전시를 보게 되니, 후배들에겐 학교 너머의 어떤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나는 디지털 기술에 대해 관심이 많다 보니,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기술의 편의를 반영한 디자인들을 보면서 앞으로의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첫 번째로 가장 인상 깊었던 브랜드

유기동물 ai 진단 어플리케이션-패럴즈

인공지능을 결합해 유기동물의 건강진단을 할 수 있는 점과 다수의 유기동물 진단테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었다. 하나의 개체뿐만 아니라 리스트로 관리할 수 있는 점에서 입양을 원하는 인간과 동물이 이어질 수 있는 활동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인상 깊었던

브랜드-도깨비 상상소

전래동화와 AR 기술이 만나 여러 콘텐츠들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는 브랜드 증강현실을 결합한 도서들도 요즘 나오는 추세라 관심이 있었는데, 설화를 재구성하고 흥미를 느끼게 한 부분과 여러 콘텐츠들을 전하려는 노력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래픽과 색감이 창의적이고 이뻤다.


그 외에도 그래픽이 굉장히 매력적이거나 스토리텔링이 재밌는 브랜드들도 많았다.


아이의 오감을 발달시키는 목욕놀이 브랜드

영아기 때 겪는 오감발달이 중요하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아이가 직접 만들면서 부모와의 유대감과 정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입욕제 만들기 키트는 인터넷에도 꽤 있지만 패키지가 예뻐서 눈길이 갔다.

차를 통해 기분을 달래는 브랜드와 친환경 씨앗 키트 브랜드. 패키지가 이뻐서 찍었다.
자신의 심리상태를 알아차리기 위해 알아차림에 대해 소개해주고, 실천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브랜드

현장사진으로 남기지 못했지만, 기억에 남는 것 중 인센스 브랜드였는데, 휴식의 도구인 동시에 장례용품의 '향'이 가지는 이중성에 영감을 얻어, 죽음과 삶의 개념을 연결해 잠깐이라도 죽음과 같은 깊은 안식을 선사해 새로운 원동력을 얻게 하는 인센스 브랜드스토리가 굉장히 재밌었다.


우수작이었던 Burn in 매거진


기술의 발전으로 일상 속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며 만든 스토리가 있는 매거진이다. 기술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일상에서 찾아낸 번거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탐구하는 브랜드다. 내용을 보면 자기만의 취향과 꿈을 위한 과정이 담겨있다. 표지에 그래픽이 꿈과 열정이 느껴지는 불꽃 모양이라 더 끌리고 응원하는 마음이 생겨서 2만 원에 구매했다.


모두가 바라는 게 있고 그것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것을 꿈이라고 한다면, 사람의 꿈은 여러 번 바뀔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다들 멋진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스스로를 멋지게 만들기 위해서 실력을 갈고닦고, 자신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기 위해서 각자 3개월의 기간 동안 열심히 달려온 사람들 후배들이 너무나 멋있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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