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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프리카부자언니 Sep 25. 2022

스물하나. 몬스터로 불리는 내 아이

발달 장애를 갖고 태어나 내 가슴에 별로 박힌 내 사랑

결혼을 생각하지 않던 내게 축복처럼 다가 온 남자가 있다. 19살에 대학을 졸업하고 명망 있는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나처럼 최우수 직원 후보에 오른 남자였다. 그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난 엄마가 되었다. 


사랑스러운 첫아들은 우리에게 큰 기쁨이었다. 아이의 눈빛, 손짓 하나하나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축복 같았다. 


아이는 또래보다 말이 느렸다. 그래도 그럴 수 있다 생각하며 기다렸다. 아이는 5살이 되었지만 여전히 안녕이라는 말 이외에는 하지 못 했다. 한 가지에 집중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아무리 남자아이지만 한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했고, 외식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외국의 여러 군데 병원을 다니며 원인과 해결책을 밝히려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이는 그렇게 8살이 되었다. 다행히 최근부터 언어 소통이 조금씩 발달하고 있었다. 이제는 가벼운 인사와 안부 정도는 타인과 나눌 수 있었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입 밖으로 내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어느 날이었다. 

몸이 아파 집에서 쉬고 있다가 발코니에 나가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동생을 포함한 몇몇 아이들이 트램펄린 안에서 있었고 첫째 아이는 그 안에 들어가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 있던 아이들은 내 아이를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저리 가, 이 몬스터야!! 가 버려!!!" 


"우아아아아아아앙"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서럽게 울었다. 아이의 울음소리와 몬스터라는 단어가 내 가슴에 비수처럼 내리 꽂혔다. 아... 내 아이가 몬스터라고 불리다니... 난 얼굴을 감싸 쥐고 그대로 바닥에 무너져 내렸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백백7기 #책과강연 #최지영작가 #아프리카부자언니 #발달장애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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