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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프리카부자언니 Sep 26. 2022

스물셋. 몬스터로 불리는 내 아이 (3)

발달 장애 친구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얘들아, 엄마가 할 이야기가 있는데 들어줄래?” 


초이, 루이, 그리고 초이의 베프까지 세 명을 거실 소파에 앉혔다. 시작 전부터 작은 한숨이 나온다. 어떻게 어린아이들에게 잘 이해시켜 줄 수 있을까? 


무조건 친구와는 사이좋게 놀아야 한다고 할까? 

혹은 도움을 주라고 얘기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부미의 인격을 보호하고, 아이들이 선입견을 갖지 않고 함께 놀 수 있을까?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긴장을 하는 아이들. 음.. 먼저 이 아이들을 긴장을 풀어주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요미가 본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을 해야 했다. 


“얘들아, 엄마 궁금한 게 있는데. 아까 왜 부미 혼자 트램펄린에 들여보내주지 않고 몬스터라고 불렀어?” 


“응 그거 놀이한 거야! 우리는 파워레인저고 부미는 밖에 있는 몬스터야!” 


“아… 놀이였구나. 그런데 부미가 막 들어가고 싶다고 밖에서 울었잖아. 부미가 많이 속상했을 거야.”


“그런데 부미가 안으로 들어와서 노는 거 싫어!!! 지난번에도 트램펄린에서 뛰는데 부미가 바닥에 누워서 아기처럼 팔다리 들어 올리고 이렇게 이렇게 애기처럼 해서 우리 노는 거 방해했단 말이야!!!”


“그랬구나... 그런데 왜 부미만 몬스터야? 너희들은 왜 파워레인저고? 너희들도 몬스터 되 본 적 있어?”


“아니… 근데 부미랑 가스 윌은 몬스터 한 적 있어! 펠 루미도 있고.”


“그럼 너희 셋은?”


“우린 없어..”


“왜 없는데? 왜 너희만 파워레인저도 그 친구들은 몬스터야? 그 친구들도 파워레인저 하고 싶을 것 같은데…?”


“…….”


“만약에 너희가 몬스터가 되어 밖에 있고, 친구들이 너희를 안 들여보내 주면… 너희들 기분이 어떨 것 같아?”


“나빠.. 속상해…”


“그래… 부미가 아마 그래서 많이 울었을 것 같아.” 


아이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가만히 있는다. 

 


“얘들아, 부미 머릿속에는 아직 작은 아기가 살아. 부미는 지금 8살이지만, 아직 그 아기가 살고 있어서 가끔씩 아기처럼 행동하는 거야. 그 아기는 지금 말도 배우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배우는 중이야. 너희들도 아기였을 때 그렇게 배웠어. 뭐든지 보이는 대로 달려들고, 만져 봐야 하고… 지금은 그러면서 부미가 배우고 있는 중이야~”


“왜 우리는 안 그런데 부미만 그러는 건데?”


“사실 그건 엄마도 몰라. 그렇게 태어난 사람들이 있어. 대신 부미는 아직 어린 아기처럼 천천히 자라는 대신, 수학을 아주 잘하잖아? 이건 부미가 받은 선물이야. 모든 사람은 신에게 받은 선물이 다 다르거든” 


“너희들, 부미가 이제 아기처럼 행동할 때, 이해할 수 있겠니?”


“응”


“그러면 앞으로 부미가 아기처럼 행동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음.. 말해줘야해! 왜냐하면 그렇게 누워 있으면 다칠 수도 있거든.”


“그래 맞아. 엄마는 너희들이 이해할 줄 알았어. 고마워!” 



요미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몬스터라는 매우 예민한 단어가 낳은 오해에 대해. 요미는 완전히 받아들인 것 같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마음이 풀어진 것 같다. 그리고 제안을 했다. 부미가 돌발 행동을 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아이들이 잘 모르니, 나중에 시간을 내서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면 어떻겠냐고. 아무래도 부미를 가장 알 아는 것은 엄마일 테니까. 


며칠이 지났다. 

밖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뛰노는 소리가 들린다.  발코니에 나가보니, 서로 어울려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


금방 배워서 적용하는 아이들을 보며 나도 배운다. 나 역시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솔직히 다가와서 이야기해 준 요미와, 이해하고 금방 받아들여 준 아이들 모두에게 감사하다. 


#책과강연 #백백7기 #아프리카부자언니 #최지영작가 #따돌림 #발달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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