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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덕 Aug 04. 2022

[종덕글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관계에 대하여

 요즘 이 드라마보다 이슈가 되는 건 없는 것 같다. 나도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나는 자폐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드라마와 같이 간접경험으로 보고 듣는 게 전부이므로, 내가 자폐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고, ‘틀린’ 생각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이 드라마를 너무 좋아하지만 선뜻 글을 써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니 그냥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엔 우영우를 보고 느낀 다양한 관계에 대해 써보려 한다.


 우영우 주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다. 항상 영우에게 진심으로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주는 봄날의 햇살 같은 최수연이 있는 반면, 장애에 대한 배려 혹은 그게 평등한 것임에도 혜택이라 생각하며 열등감을 보이는 권민우도 있다. 그리고 장애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영우를 대하는 찐친 동그라미까지. 그 세명의 캐릭터가 정말 영우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이고, 그건 장애가 있건 없건 여느 사람들에게도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드라마가 더욱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내 주변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나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도와주는 사람들, 어쩌면 나에게 열등감을 느끼거나 싫어하는 사람들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무언가가 누군가에겐 사랑스럽고, 누군가에겐 열등감이 되고, 누군가에겐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라는 게 흥미롭게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런 경험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예컨대, 의견을 스스럼없이 말하고 남들을 리드하는 성격이 강한 나 (TMI로 나는 ENTJ다) 에 대해 굉장히 다른 평을 들은 적이 많다. 누군가는 그 모습을 보고 항상 ‘멋있다’고 말하고, 사랑스럽게 느끼기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독단적이다’라고 느낄 수 있고, 싫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친한 친구한테 학창 시절에는 나의 그런 모습이 부러우면서 열등감이 느껴져 싫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의 경험에 빗대어 보니,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영우에게 고마운 사람인지 알 것 같다. 그리고 내 주변의 봄날의 햇살 같은 사람들에게도 한 번 더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내 친구의 고백 아닌 고백을 듣고 나니 권민우라는 캐릭터도 밉게만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황이 안쓰럽기도 하고, 귀여운 구석도 있는 것 같다. 하나를 보더라도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하니, ‘나’라는 사람도 하나로 정의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좀 더 편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보고 싶은 대로 보니, 모두에게 잘 보일 필요 없다는 생각?

 결국은 눈에 보이는 건 마음이 비치는 것 같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면 그것도 멋있고 사랑스럽게 볼 수 있고, 미워하는 마음으로 보면 사소한 것도 아니꼽게 보일 수 있다는 것. 학창 시절 내가 밉기도 했다는 그 친구도 결국은 지금 누구보다 나를 사랑해주고, 진심으로 멋있다고 말해주는 진짜 친구로 남아주었듯이, 권민우도 여유롭고 성숙해진 어른이 되어 영우의 친구가 되어 주길. 많은 이들이 주위에 봄날의 햇살을 품고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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