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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덕 Jul 03. 2022

[종덕글귀] 오늘 여름

나에게 남은 몇번의 여름에게

 

 시간에 치여 살다보면, 시간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랄까? 그래도 내가 이 글귀를 쓰고 나서는 더운 여름이 올 때마다 이 글귀가 떠올라서 이따금씩 소중함을 생각해보곤 한다. 그럴 때마다 이 글귀는 여름에 쓰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덥고 습한 여름에 불쾌지수는 올라가고, 빨리 시간이 지나가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와중에 시간의 소중함을 생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글귀를 매년 떠올릴 때마다 슬픈 사실도 있다. 내가 여기에 적어둔, 앞으로 내가 마주하게 될 여름의 횟수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사실. 100세 넘게 산다고 생각하면 난 아직도 너무 어리고, 살아가야 할 날들이 너무 많이 남은 것 같은데, 여름의 횟수로 보니 인생은 너무나도 짧은 것 같다.
 

 여름은 불쾌지수가 높은 시기이기도 하지만 가장 쾌활하고 에너지 넘치는 시기이기도 하다. ‘청춘’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 “여름이었다” 라는 말을 붙이면 뭐든 아련하고 아름다운 청춘이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휴가를 보내기도 하고, 온 몸이 흠뻑 젖어가며 자유롭게 뛰어놀기도 한다. 음악과 술과 함께하는 밤은 또 그렇게 로맨틱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여름을 싫어하지만 사랑한다.


 사람들이 이 글귀를 볼 때면, 그대들의 나이에 따라 횟수는 확연히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 그 횟수보다는 시간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를 간직했으면 좋겠다. 나에게 몇 번 남지 않은 여름, 내가 신나게 즐기면서 보낼 수 있는 여름, 그 여름은 계속 오겠지만 또 계속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시간이 소중한 이유는 한정적이기 때문이고, 나는 그 한정적인 시간 속에서 최대한 오래오래 행복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여름도, 오늘도 행복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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