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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레나 Mar 28. 2022

미국만 오면 아침형 인간의 삶 시작

왜 나는 미국만 오면 이렇게 열심히 살까

나는 이상하게 한국이 있을 때와 미국에 있을 때를 비교하면 생활 습관이 크게 바뀐다. 사실 나는 정말 게으른 사람이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주말만 되면 12시에 일어나서 점심을 먹고 TV에 앉아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렇게 3시간 5시간을 뒹굴뒹굴하며 주말을 보내다가 낮잠을 자기도 하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 채 그렇게 보내왔다. 뒹굴뒹굴하며 특별하게 무슨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시간은 왜 그렇게 빨리 가던지 벌써 저녁이고 밤이었다. 이런 나의 습관은 스무 살 후반 때까지 계속되었으며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그렇게 특별히 한 것 없는 시간을 보내고 하루가 지나도 시간이 아깝다거나 더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와 정반대로 현재 미국에서 나의 생활을 돌아보면 정말 하루를 꽉 채워서 살고 있다. 가끔 이렇게 생활하는 나를 뒤돌아보면 에너자이저와 같이 방전이 되려고 하면 에너지를 또 끼워 넣고 또 방전이 되려면 또 끼워 넣는 것 같아 보일 때가 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농담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너는 한국에 있을 때 일 끝나고 빨리 놀고 싶어서 퇴근하고 가장 먼저 오고 주말에도 매일 집순이였는데 미국만 가면 바쁜 것 같아, 너 아닌 거 같아!"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이상하게 누군가 그렇게 시키는 것도 아닌데 자꾸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고 하루를 항상 의미 있게 보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루를 그냥 좀 편하게 아무 생각도 안 하고 흘러가듯이 보내도 되는데 이상하게 무언가 빨리 해야 할 것 같이 조급해서 나를 닦달한다.


사실 나는 내 나이 또래에 비해 뒤 쳐 저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에서 영주권도 있고 드디어 원하는 미국 회사에 들어가서 잘 자리 잡고 인정받으며 일을 하고 있고 작년에 집도 장만해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 비하면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았는데 말이다. 왜 자꾸 무엇이 그리 불안해서 이렇게 많이 하고도 나를 재촉하고 서두르는 걸까. 솔직하게 내 마음이 어디서부터 시작이 되었는지 생각을 해보았다.


한국에는 내가 힘들 때는 언제든지 달려올 수 있는 가족들도 있고 고민이 있으면 같이 해결책도 찾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있는 이 미국 땅 가운데에는 정말 내가 힘들 때면 달려가서 숨을 장소도 사람도 없어서 어떠한 한 가지 일에 있어서 실패가 아닌 꼭 이뤄야만 해!라는 압박을 가졌던 것 같다. 참 우습기도 하고 나 자신이 가끔은 안쓰러워 보이는 것은 그 압박으로 나를 조급하게 만들고 예민하게 만들었던 행동이 버릇이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이제는 안 하고는 내가 마음이 불안함을 느낀다.


열심히 달려온 나를 잠시 뒤돌아보면 편한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이 없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성장해오고 그 전과 비교하여 많이 변화된 나를 보면 '수고했어 정말'이라고 말을 해주고 싶기도 하고 마음고생을 했던 지난날들이 떠올라 울컥하기도 한다. 사실 내가 미국에 있든 한국에 있든 어떻게 살고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지는 공간이 중요한 건 아니다. 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렇게 노력하고 이루려고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열심히 달려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그러한 마음가짐이 미국에 오고나서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달려오고 있는 것이다.


나는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서 내 발전을 위해 또 무언가를 시작한다.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고 블로그를 쓰며 소통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기도 한다. 미국에 혼자 있다가 머리가 복잡한 일이 생기거나 한국이 그리울 때면 마음을 정리하기 위하여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시작하기도 한다.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습관이 되니 하루가 정말 길었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한 시간 두 시간이라도 더 일찍 일어나는 게 겉으로는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이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시간 동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하루를 더 기분 좋게 알차게 맞이할 수 있게 마음을 가다듬을 수도 있고 미래를 준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2021년 1월 9일 오전 6시 30분,  집 앞 계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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