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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레나 Mar 16. 2022

나의 Life Saver 인 매니저 Angelo

나를 믿어주고 인생의 큰 전환점을 준 매니저

나의 매니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의 직함은 Guest Service Director로 호텔의 Guest Service를 총괄하는 이사이자 매니저이다. 나는 그와의 첫 만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미국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서 몇 달을 이력서를 고치고 넣고를 반복하며 지새운 밤이 많이 흐르고 낮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그때 어느 백수들과 다를게 없이 밤새 이력서를 넣고 낮에 늦잠 자고 일어나서 산발이 된 머리로 냉장고를 열며 뭐로 끼니를 대충 때울까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취준생은 항상 너무 힘들다. 불안정한 미래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걱정에 매달 오는 Payment 카드값 생각도 하고 올해에는 얼마를 모을지 생각하는 건 사치다. 당장의 앞도 급급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느꼈던 경험이지만 헤드헌터든 이력서를 올리면 귀신같이 나에게 전화를 하고 달콤한 소리를 내뱉는 곳은 보험회사다. 한국에서도 그랬었는데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보험회사에서 최고의 Agent로 만들어 주겠다면서 타이틀은 Financial Specialist라는 그럴듯한 뻔쩍한 직함으로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고 그러한 전화는 거의 4일에 하루 꼴로 왔다. 그렇기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도 당황하거나 놀랍지가 않았고 그날도 그랬다.


핸드폰에 702로 시작하는 라스베이거스 번호. 분명히 이것도 보험이다 생각을 했다. 냉장고를 뒤적거리며 무심결에 수화기를 받았고 그는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수화기를 어깨에 기댄 채 여러 가지 통을 나머지 손으로 꺼내면서 아슬아슬하게 전화를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Golden Nugget Director라고 하지를 않는가. 갑자기 너무 놀래서 바로 손에 든 통들을 다 내려놓고 두 손으로 핸드폰을 받아서 대답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와 40분 정도 폰 인터뷰를 보고 2번째 인터뷰 스케줄을 잡고 수화기를 끊었다. 3일 뒤 인터뷰 일정이었는데 그날부터 나는 떨리기 시작했다. 정말 여기만큼은 너무 들어가서 일을 하고 싶었다. 아직 만나지 않았지만 수화기 넘어로부터 들리는 목소리톤도 매너 있는 말투도 너무 좋았다. 그런 매니저와 함께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 그날부터 나는 인터뷰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뷰 예상 질문을 30개나 뽑아서 답을 써서 외우고 고치기를 반복했고 내가 그동안 했던 것들도 숫자를 지우고 폴리오로 만들어서 파일에 챙겨두었다.


그렇게 오전 10시 나는 Golden Nugget호텔 정문에서 그를 기다렸다. 이상하게 저기 멀리서 어떤 남자가 웃으면서 정장을 입고 오는데 나는 직감적으로 '아 저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그의 첫인상은 굉장히 좋았다. 호텔 문을 열어주는 거부터 제스처 하나에서 프로의 느낌이 묻어 나왔고 지나갈 때마다 많은 일하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다 하나하나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인사를 하고 고맙다는 말을 꼭 덧붙였다. 내가 굉장히 유심히 보고 놀랐던 점은 그는 나와 호텔 복도를 지나가면서 조그마한 쓰레기도 그냥 지나치치 않았다. 손으로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하고 나는 그의 옆에 있으면서 그가 얼마나 이 Property를 생각하는지 마음에 와닿았다.


그렇게 우리는 그의 오피스에 도착하였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내가 많이 긴장한 걸 눈치를 챘는지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려고 간단한 대화부터 시작하였고 그렇게 인터뷰를 편안한 분위기에서 1시간을 했다. 정말 긴 시간이라고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1시간이 흘렀는지는 깨닫지 못했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실 인터뷰를 보려고 너를 저 멀리서부터 보는 순간 네가 어떠한 사람인지 알았어. 나는 이 자리를 위해 3명이 인터뷰어들을 보고 이번 주에 결과를 알려준다고 했고 너 뒤로 2명이 더 잡혀있어. 하지만 나는 너한테 좋은 느낌을 받아서 바로 이 자리에서 너를 합격시키려고 해." 나는 이 이야기를 듣는데 너무 감사하고 놀란 마음에 눈물이 확 쏟아졌다. 이렇게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그리고 그냥 합격된 거로도 모자라 나의 가치를 알아봐 주고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다니 나의 가치를 알아봐 준 내 매니저가 그저 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나는 나의 Life Saver 인 내 매니저 Angelo와 1일이 되었다.



나를 알아봐 주고 믿어준 매니저에게 고마워서 나는 그날로부터 내 안에 있는 에너지가 넘쳐났다. 그에게 도움이 많이 되고 '아 이 사람을 뽑길 잘했구나' 생각이 들도록 일을 남들보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며 인터뷰 때 보았던 그의 행동처럼 나도 내 Property를 사랑하고 사람들과도 항상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하고 마음속으로 다짐 또 다짐하였다. 나의 매니저 Angelo는 이탈리아계 미국 사람이다. 큰 코와 큰 눈을 가진 내 매니저는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 일을 하다가 돌발상황이 가끔은 발생하기도 하는데 당황하는 나와는 다르게 그는 항상 침착하고 한 번 생각을 하고 하나씩 일을 실행한다. 그렇기에 높은 사람들도 나의 매니저에게 중요한 일을 믿고 맡기기도 하고 우리 오피스에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그와 인사하기 위해 안부를 묻기 위해 항상 집에 가기 전에 꼭 들른다. 우리 오피스는 항상 인기가 만점이다. Food & Beverage Director부터 많은 직원들이 와서 이야기도 하고 장난도 치고 인사를 하고 간다.


내가 맨 처음 입사를 했을 때 나는 Shy girl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화도 많이 없었고 웃기만 하고 일만 하려고 했다. 너무 활달한 나의 매니저와 사수와 다르게 나는 장난을 거는 일이 대부분 없었고 사람들과 다 같이 만나도 쑥스러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나의 매니저가 "유진, 네가 이럴 수 있다고? 나 네가 이런 말까지 하다니 너무 자랑스러워! 이렇게 일을 즐기면서 하는 거야" 할 정도로 내 성격은 정말 180도 달라졌다. 항상 붙어있고 그의 옆에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생활을 해서 그런지 오히려 이제는 내가 먼저 장난을 걸기도 하고 말이 많아졌다. 오히려 내가 말이 가장 많은 것 같다고 느낄 때도 있다. 나는 항상 남에게도 선은 어느 정도 있고 나를 잘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타입인데 정말 몇 달 만에 내 성격도 바꿔주었고 자신감을 항상 심어주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손님이 컴플레인을 하며 돈을 못 내겠다고 소리를 치는데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사과만 하고 있었다. 그때 지나가던 매니저가 무슨 일이냐고 묻더니 상황 설명을 듣더니 손님에게 다가갔다.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로 불쾌함을 느끼셨다면 죄송하다. 호텔 규율대로 이 서비스 피는 항상 붙는 것이기 때문에 돈을 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아무도 내 직원한테 소리 지를 수 없다. 그러니 이러한 룰이 마음에 안 드신다면 이용 안 하시고 가셔도 괜찮다" 그리고 나는 오피스로 들어와서 당황한 마음을 달래고 매니저와 이야기를 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감정이 안 좋은 순간도 자주 올 텐데 그때마다 미안하다는 말과 내가 항상 수그릴 필요는 없다는 것. 본질적으로 나는 호텔을 위해 그들이 조금 더 편의를 도와주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지 그들의 욕이나 무례한 감정을 받는 것은 나의 일이 아니라고. 나는 처음부터 내 매니저가 정말 대단하고 존경할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다시 한번 느꼈다. 나는 이 사람 밑에서 그의 생각과 밑에 사람을 대하는 것, 일 처리를 다루는 것, 일의 우선순위를 두는 것 등 많이 배워야겠다고.


과연 내가 몇 년 동안 일을 하면서 내가 존경하고 닮고 싶은 매니저를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나는 한 번이 있을까 말까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이 기회와 순간들이 항상 감사하다. 그 마음에 일가기 귀찮다는 마음보다는 오늘은 어떠한 일들을 위해 달려가 볼까 라는 생각으로 출근을 한다. 나의 Amazing 한 매니저, 그리고 항상 나를 서포트해주는 나의 사수, 내 팀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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