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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an May 01. 2022

세계사를 바꾼 7개의 강 77

3. 1차 대전의 뫼즈강


아돌프 히틀러 

  

MK 1형이라 불리는 전차였다. 실전에 전차가 투입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다. 강철로 만든 전차를 본 독일군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러나 전차는 이내 고장 나 커다란 고철 덩어리로 전락했다. 


전차는 23년 후 벌어진 2차 대전서는 전쟁의 흐름을 바꿔놓는 ‘게임체인저’로 등장했다. 1차 대전서 전차에 기급한 독일은 전차부대의 기동력을 살려 유럽과 아프리카 북부를 유린했다. 전차의 위력은 한국전쟁에서도 입증됐다. 


하지만 2022년 벌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러시아 전차들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차의 시대는 100여년 만에 수명을 다한 느낌이다.  


솜 전투에 참전했던 독일군인 가운데는 나중에 2차 대전을 일으킨 인물이 포함되어 있었다. 바로 아돌프 히틀러다. 히틀러는 오스트리아군에 입대하려다 부적격 판정을 받은 후 독일군대에 들어갔다.


그는 이프르 전투와 솜 전투에서 연락병으로 활약했다. 영화 ‘1917’에 나오는 주인공이 맡은 역할이다. 당시만 해도 무전기는 엄청나게 크고 무거웠다. 성능도 뛰어나지 않아 연락병들이 목숨 걸고 뛰어다니며 전장을 누벼야 했다. 


그만큼 위험한 병과였는데 1914년 2급 철십자 훈장을 받은 병사 가운데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연락병이 히틀러다. 그가 엄혹한 전쟁에서 생존한 대가로 인류는 또 한 번 대전쟁의 홍역을 치러야 했다.   

   

뫼즈강을 품은 베르뎅은 전략 요충지다. 1,2차 대전은 물론 1870년에 벌어진  ‘보불전쟁’에서 프랑스가 마지막까지 버티다 함락된 곳이 바로 베르뎅이다. 프랑스로선 반드시 갚아야할 빚이었다.


보불전쟁에서 승리한 독일은 통일을 이룩했고, 유럽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보불전쟁은 또 하나 중요한 역사적 전환을 가져다주었다. 로마에 주둔하던 프랑스군이 참전을 위해 떠나자 이탈리아는 재빨리 로마를 접수했다. 이로 인해 중세이후 천 년 넘게 지속돼온 교황청 권력이 무너졌다.


1870년 이후 1929년까지 60년 가까이 교황청은 세속적 영토 없이 지내야 했다. 1929년 이탈리아와 교황청은 라테라노 조약을 맺고 바티칸 시국을 탄생시켰다. 면적 0.44㎢의 가장 작은 국가다. 


어리석은 전쟁의 승리를 위해 독일과 프랑스는 죽기 살기로 싸웠다. 독일은 프랑스를 말려 죽이려 했고, 프랑스는 한 명의 군사가 남을 때까지 베르뎅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나중에 독일은 1차 대전의 빚을 갚겠다며 1940년 다시 이곳으로 진격했다. 2차 대전이라는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었다. 


‘베르뎅 전투’를 쓴 작가 엘리스터 혼은 현장을 둘러 본 후 “그 낭비와 더 없는 어리석음에 소름이 끼쳤다”고 소감을 적었다. 1차 대전 연구에 공헌한 역사학자 앙투안 프로스트는 “아우슈비츠와 마찬가지로 베르뎅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비극이었다”고 말했다.


독일은 12월에야 베르뎅에서 물러났다. 독일 황제는 팔켄하인 사령관을 해임시켰다. 그러나 전황은 이미 독일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결정타를 가한 것은 중립을 지키던 미국의 참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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