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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팜 Dec 09. 2022

009 토마토 농사 연차별 예상 손익

우선 너무 오랜만에 글을 올려 구독자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올 한 해 동안 농업에 정착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글을 쓰기 보다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이제 기반을 얼추 잡았기 때문에 꾸준히 글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농부도 경영 손익에 매우 민감하다. 당연히 자기 사업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 만큼 건강한 경영을 해야 오랫동안 농사 지을 수 있는데, 많은 농민들이 일하는 만큼 벌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다. 전원주택의 텃밭은 즐거움만으로도 농사지을 수 있겠지만, 어찌됐든 텃밭의 수확물 덕분에 마트에 가서 그것을 사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인 이득이 있다.


농사의 손익 계산은 한 가지 전제만 올바르다면 비교적 계산이 쉽다. 바로 농사짓는 동안 특이사항이 없이 일정한 품질과 수량이 유지된다는 것인데, 산술적인 계산을 위해서는 이렇게 전제를 깔아두고 작성하는 편이 속 편하다. 자 이제 세부요소를 살펴보자.


① 매출 = 가격 x 판매량

② 매출원가 = 인건비, 재료비, 경비 (농업에서 매출원가는 경영비라고 부르므로, 이제 경영비로 통일한다.)

③ 매출총이익 (우리가 관심있는 항목 = 내 수익)


① 매출을 구하려면 3가지가 필요하다.

가) 땅의 면적 (평)

나) 단위 면적당 생산량 (kg/평)

다) 생산량당 단가 (원/kg)

 

② 경영비(매출원가)는 편의상 40%로 계산한다. 인건비가 이렇게 계속 오르면 50%가 될 수도 있겠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농부 본인의 인건비는 계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업법인 정도 되어 직원도 많고 내 품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모를까, 내 품값은 내 수익으로 갈음하는 것이다. 많은 농부가 자연스럽게 이를 받아들인다.


자, 이제 ① - ② 하면 내 수익이 바로 나온다. 그럼 더 자세히 들어가보자.


① 의 가), 땅의 면적을 1,000평으로 잡아보자.

① 의 나),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1년에 농사 1년차는 20kg, 2년차 25kg, 3년차 30kg 로 해보자.

① 의 다), 생산량단 단가? 토마토는 평균적으로 kg당 얼마에 팔릴까? 한 번 4,000원이라고 해보자.  


농사 1년차의 성적은 다음과 같다 : 땅 1,000평에서 1평 당 20kg를 수확했고, 1kg 당 4,000원에 팔았다. 그리고 경영비로 40%가 들어갔다.


- 1000평 x 20kg x 4000원 x 0.4 = 32,000,000 원


어때 보일까? 이전 글을 읽으신 분들은 알겠지만, 혼자 1,000평 농사를 짓는 것은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래서 경영비에 인건비 일정 부분이 녹아 들어가 있다.) 이른 봄~늦가을 까지 농사를 지은 성적이다. 겨울에 쉬는 기간은 3달이 채 안 된다. 여기서 쉰다는 것의 의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는 뜻은 아니다. 땅을 관리하고 시설을 보수하는 등의 일까지 합친다면 순수하게 쉬는 기간은 강추위가 있는 12월, 1월 정도이다. 2월만 되어도 농사 준비에 들어가고 11월까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농사에 전념해야 한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1년에 평당 25kg 정도는 수확하고, 판매단가가 4,000원은 보장되어야 2명이서 농사 지어 딱 밥은 먹고 살 수 있다.(한 달에 200만원 남짓 남으니까..)"


그래서 농부들이 사업을 확장해 가공 식품에도 도전하고, 땅의 규모도 늘려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출하량을 늘리고, 판매 단가를 높이기 위해 품질을 향상시키는 등의 노력을 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글 들에서 차근차근 다루겠지만, 단순히 땅에서 나오는 것만으로는 쉽지 않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앞에서 세웠던 전제에 이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1년에 토마토 1평 당 25kg 농사 짓는 것 쉽지 않다. 또한 1kg 당 4,000원 받는 것도 쉽지 않다. 내 몸이 1년 내내 건강하다는 보장도 없다. 모든 것이 잘 되었을 때 이 정도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래도 한다. 식량위기로 예전보다는 좋아질 것이라고 희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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