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편
그리고 우리는
또 다른 일을 하러
글래드 스톤으로
떠났다.
글래드 스톤은
케언즈
바로 밑에 위치한
조그마한
시골 동네였다.
시드니부터
1,500km의
대장정의 여정이다.
그나마 호주에서의
장거리 운전의
장점 아닌 장점은
길이 하나이다
라는 점이다.
한국처럼 구불구불
한 길은 많지 않고
쭉 뻗은 직선
도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길을 잃는다거나
잘못 들 일이 거의 없다.
그래도 1500km는
꽤나 먼 여정이기
때문에 골코에서
하루 쉬고
올라가기로 했다.
글래드스톤은
정말 황무지 같은
곳이었다.
시골도 이런 시골이
없었으며 골코에서
떠난 이후로
뭐하나 제대로
된 적이 없었던 우리는
이 시골에서
일만 하며 빡세게 돈을
모아 우리의 제2의
고향인 골코로 다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리가 일할 곳은
아파트 단지 같은
느낌이었다.
각각의 동마다
군가리, 구니니 등 알 수 없는
단어로 되어 있었고
나중에 알고 보니
호주 원주민인
에보리진 언어였다.
아직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뭔가 기분이
싸한 느낌이었다.
조금 기다리니
우리와 연락을 했었던
슈퍼바이저와 다른 한국인
직원들이 일을 끝마치고
오고 있었다.
슈퍼바이저는 숙소에 가서
이야기하자고 해서
우리는 숙소로 향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랬다.
다윈 악어농장에서
크록스 신고 일하던 형
사회체육학과 친구
딸기 농장에서 주 천불씩 패킹하던 누나
한국에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빵 만들던 형
열심히 하는 젊은 부부
그리고 우리였다.
다들 어딘가에서
한가닥씩 했던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뭐
나야뭐 투잡을 했다지만
풀타임은 아니었고
찰리는 골코에서 편의점
에서 일했으며 농장에서는
거의 일을 하지 않았다.
약간 워킹 사관학교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숙소 또한 왠 엄청나게 큰
컨테이너를 말도 안 되는
숲 속에 가져다 놓고
숙소라고 이야기했다.
방마다 2층 침대가 들어가 있었고
밖에서 보기에 좀 그래서 그렇지
생각보다 내부는 나쁘지 않았다.
좋은 집을 별로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당장 내일부터
일을 하려고 했지만
찰리가 시드니에서
올라올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아서
우리는 다음 주부터
일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