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끝의 움직임이 존재가 되다.

양자파동아트. ‘망설임과 확신 사이’ 2025

by Quantum 김남효

쿵쾅쿵쾅, 가슴이 요동치는 건 매번 처음 만나는 세계에 대한 설렘과 호기심 이다. 이 순간, 나는 화가인 동시에 파동을 관측하는 과학자의 마음으로 그리려고 한다. 이 작품은 양자의 언어로 직조된 생명이다.


캔버스에 첫 점을 콕콕 . 셀 수 없이 많은 점들, 그 하나하나가 세상의 최소 단위이며, 무수히 많은 가능성을 품은 채 톡톡 터져 나온다. 이 점들은 물고기의 비늘일 수도, 꽃잎의 섬유질일 수도, 혹은 그저 무의미한 공간의 떨림일 수도 일수도. 모든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양자 중첩'의 상태이다.


수많은 점을 점점이, 촘촘히 반복하며 중첩하고, 그때, 마침내 내 눈과 손이 특정한 궤적을 선택하는 순간, 파동으로 존재하던 점들은 '물고기'라는 형태로 명료하게 윤곽을 드러낸다. 개별 점의 의미는 사라지고, 집합된 인식만이 사물의 실재를 또렷하게 도출해낸다. 이 모든 것은 단지 내가 '관측'했기 때문이다.

김남효, 양자파동아트. ‘망설임과 확신 사이’ 2025


사물의 존재란 늘 흐릿하고, 모호하며, 미세하게 후들후들 떨리고 있다 . 물고기의 몸통을 가르는 선은 망설임과 확신 사이를 꾸물꾸물 오가며, 잡힐 듯 말 듯한 불확정성의 상태를 표현한다. 이 선은 곧 물결이며, 생명의 잔잔한 떨림이다.

나는 물고기가 어디에 정확히 있는지, 꽃잎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단정하지 않는다. 형태는 어룽어룽 희미해졌다, 다시 어슴푸레 나타나기를 반복하며,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그 실체가 끊임없이 재정의되는 살아있는 불확정성의 미학인 것이다.


팔레트의 청색과 흰색은 캔버스 위에서 격렬하게 만나지 않고, 스르륵 서로를 향해 은은하게 뻗어 나간다. 물감의 경계가 야금야금 허물어지며, 하나의 칼라가 다른 칼라 속으로 살며시 스며드는 순간, 파동의 에너지가 색을 통해 전달되는 것을 느낀다.


손가락 끝의 움직임은 넘실넘실 출렁이는 파도와 같고, 붓의 궤적은 일정한 규칙 없이 자유롭지만, 그 안에 숨겨진 내 심장의 박동은 똑딱똑딱 일정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꽃잎은 마치 음악에 맞춰 살랑살랑 춤을 추는 듯하고, 물고기는 유유히 깊은 심해를 찰랑찰랑 가로지른다. 이 리듬이야말로 시공간을 초월하여 흐르는 우주의 본질적인 멜로디가 아닐까.


물고기와 꽃은 이제 캔버스 위에서 영원히 중첩되고, 불확정하며, 반짝이는 생명체로 존재할 것이다. 이 기적적인 순간을 화폭에 담아낸 것에 깊은 해방감과 감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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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효 박사(Dr. Namhyo Kim)는 대한민국 출신의 화가이자 건축학자, 그리고 양자파동아트(Quantum Wave Art)의 창시자로,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디자인 석사, 홍대 동양화 석사, 연세대학교에서 MBTI & 건축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우수상, 중앙회화대전(중앙일보주최) 동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은 Quantum Wave Art Series 와 Eye Contact, 등 이며 Qwaf 포럼을 개최한 양자파동 예술가이다.

종로미술협회 교육위원장, 지민(址旻) 동서양디자인연구소 대표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