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한 에너지를 현실로 확정짓는 순간
숨 쉬는 도시의 해부도이자, 나의 심장 박동을 기록하는 진동판이다. 그림을 그릴 때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온몸을 흐느적흐느적 움직인다.
일단 배경은 냉정한 현실부터 들이붓는다. 회색, 짙은 남색, 때로는 미세먼지가 낀 듯한 뿌연 잿빛이 주된 색깔이다. 숯과 먹물이 섞인 붓을 잡은 손이 마치 철근처럼 단단하게 느껴질 때까지 수직선을 쫙쫙 그어 올린다. 빌딩, 빌딩, 또 빌딩! 도시는 숨 막히는 인공물로 둘러싸였다. 사람들의 억눌린 욕망과 규율이 삐걱삐걱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이다. 이 차가운 풍경은 "당신은 이 질서 속에 갇혀 있다!"고 퉁명스럽게 선언하는 듯하다.
하지만! 예술적 광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나는 이 차가운 철벽 위에 따뜻한 난로를 설치하는 기분이다. 자연의 혼령을 불러내어 색채의 향연을 왈칵 퍼붓는 것, 그것이 바로 이 나무 형상이다.
브러시 끝에 태양을 한 숟가락 담아온 것처럼 타오르는 주황, 발광하는 노랑을 뒤섞어 쭈뼛쭈뼛한 줄기들을 빚어낸다. 이 나무들은 억지로 땅에 뿌리내린 것이 아니라, 도시의 틈새를 비집고 솟구쳐 오르는 자유의 영혼이다. 줄기에는 우주의 찌꺼기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은하수의 파편들을 자글자글하게 덧칠한다. 이 줄기들은 나무 껍질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의 탄생과 소멸을 기록한 오래된 지도이다.
자세히 보면, 이 나무들은 명확한 실체가 아니다. 그들의 형태는 파르르 떨리며, 도시의 배경 위를 끊임없이 맴도는 듯하다.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중첩의 상태'가 바로 나의 미학적 핵심이다. 이 나무들은 존재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이 그림을 바라보는 그 순간까지, 이 나무들은 확정되지 않은 에너지의 덩어리다.
나무 위에서 번쩍 터져 오르는 금빛의 빛줄기를 보라!
이 황홀한 광채는 우주를 관통하는 순수한 힘이다. 이 빛은 양자 터널링을 통해 현실의 장벽을 슉 통과한 양자 에너지의 도약이다. 규칙적인 건물들이 삐걱삐걱하는 고전 역학적 세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나의 캔버스는 양자의 세계이다. 모든 억압과 경계가 녹아내리고, 자유의 가능성만이 짜릿짜릿하게 증폭되는 곳이다.
이 그림을 통해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는 도전적인 예술가이다. 눈에 보이는 저 도시와 이 나무들 중, 어느 것이 진짜 나의 세계인가.
차가운 질서 속에 꽁꽁 숨겨진 불멸의 생명력을 발견할 용기가 있는가?
붓은 존재의 심연을 뒤적뒤적 헤집어 놓는 위대한 몸짓이다.
이 미스터리한 에너지를 현실로 확정짓는 순간이다.
김남효. 도시의 중첩.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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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효 박사(Dr. Namhyo Kim)는 대한민국 출신의 화가이자 건축학자, 그리고 양자파동아트(Quantum Wave Art)의 창시자로,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디자인 석사, 홍대 동양화 석사, 연세대학교에서 MBTI & 건축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우수상, 중앙회화대전(중앙일보주최) 동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은 Quantum Wave Art Series 와 Eye Contact, 등 이며 Qwaf 포럼을 개최한 양자파동 예술가이다.
종로미술협회 교육위원장, 지민(址旻) 동서양디자인연구소 대표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