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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현준 Jun 06. 2023

알고리즘(Algorithm) HR의 시작

알고리즘 HR 논란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구글의 12,000명의 대량 정리 해고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를 발표했다. 수백명의 구글 전직 직원들이 온라인 채팅방에 모여 갑작스러운 정리해고의 불합리한 처사와 불만을 토로하였고, 구글 경영진이 정리해고 대상자를 어떻게 결정했는지 의견을 교환했는데, 그 중 확인 되지 않은 게시물에서 “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설계된 무의미한 알고리즘”이 해고 대상자를 선정했을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에 구글은 즉시 반박하여 감원 결정에 “알고리즘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본 기사에 의하면 하버드 경영대학원 조셉 플러(Joseph Fuller)교수는 기업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적합한 프로젝트와 적합한 사람을 찾고 직원에 대한 강력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데 이러한 소프트웨어는 정리해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HR 분석가 브라이언 웨스트폴(Brian Westfall)은 해고와 같은 까다로운 결정을 내릴 때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것이 일부 관리자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소프트웨어에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지 말라고 경고 했다.1)

 알고리즘(Algorithm)이라는 단어는 9세기 페르시아의 수학자인 무함마드 알콰리즈미(Muḥammad ibn Mūsā al-Khwārizmī)의 이름에서 유래되었고, 처음 알고리즘은 아라비아 수의 산술 연산을 위한 규칙 집합을 의미했지만, 진화되면서 과업을 수행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절차를 의미하게 되었다. 알고리즘의 많은 정의를 종합해보면 입력(Input)자료를 미리 정해 둔 명백한 규칙, 일련의 절차, 명령에 따라 처리하고 결과를 출력(Output)해내는 것을 의미하며, 쉽게 표현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어진 자료를 처리하는 일련의 규칙이자 데이터를 재배열하는 논리구조를 말한다.

 최근에서는 IT기술의 발달로 수 많은 데이터를 입력 받아 이를 설계자의 의도대로 작동하게끔 코드로 설계된 규칙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알고리즘은 문제 해결의 일련의 절차이지만, 단순한 범위를 넘어서 알고리즘과 AI 인공지능은 사실상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알고리즘 HR활용과 주요쟁점

 HR영역에서 알고리즘은 모집과 선발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활발히 사용되는 영역이다. 모집과 선발에서의 대표적 사례는 네덜란드 영국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Unilever)는 디지털HR 서비스 제공 업체인 파이메트릭스(Pymetrics)및 하이어뷰(HireVue)와 협력하여 모집과 선발 프로세스의 첫 단계를 디지털화 했고, 지원자가 AI심사를 통과하면 선발 여부를 결정하는 대면 심사를 거치는 단계로 알고리즘을 사용하였다. 후보자가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프로필을 제출하게 되면 파이메트릭스 플랫폼에서 12개의 신경 과학 기반 게임을 진행하고 그 결과가 특정 직책 필수 프로필과 일치하면 하이어뷰에서 미리 설정된 인터뷰 질문에 대한 응답을 기록한다. 키워드, 억양, 바디 랭귀지 등을 분석하고 모집과 선발 담당자를 위해 메모를 한다. 두 단계를 통과하면 유니레버 사무실에서 적합여부를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 결과 채용 공고 후 90일 이내의 지원자가 전년 대비 두배로 증가하였고, 유색인종의 고용이 상당히 증가했으며, 채용에 소요되는 시간이 절약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물론, 모집과 선발프로세스의 정성적 설문결과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2)

 어쩌면 혁신적이고, 완벽해 보이는 알고리즘에 있어서 3가지 쟁점사항이 있다. 첫째, 공정성으로 알고리즘의 불완전성이나 데이터에 의한 편향성이 가장 큰 문제인데, 아마존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보인 비밀 AI채용 도구를 폐기한 사례가 있다. 최고의 인재 검색을 기계화 할 목적으로 구직자의 이력서를 검토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축했고 이 프로그램은 지원자의 성별을 중립적인 방식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10년 동안 회사에 제출된 이력서의 패턴을 관찰하여 지원자를 심사하도록 훈련되었기 때문이고, 사실상 아마존의 시스템은 남성 후보자가 선호된다고 스스로 학습되었기 때문이다.3)

 둘째는 투명성 문제로 직접 고용관계는 아니지만 배달플랫폼과 플랫폼노동자의 사이에서의 알고리즘 갈등은 지속된 문제이다. 배달라이더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배달플랫폼의 거리측정 알고리즘 목표 값은 라이더의 실제 이동 거리가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이 문제는 100원, 200원의 배달요금 차이가 아니라 계속 문제 제기했던 알고리즘 투명성 문제와 알고리즘 협상권이 본질이라 언급하며, 배달플랫폼의 실거리요금제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동시 배달플랫폼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4)

 마지막은 설명가능성으로 기술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HR영역까지 적용되고 있다. 카이스트 AI대학원 최재식 교수는 “직원 인사를 다루는 AI는 생체 정보, 신용 정보 등과 같은 고위험 AI에 속한다”며 “한 사람의 승진과 해고, 보상이 달렸다는 점에서 미션 크리티컬 한 영역”이라고 설명했고, 단순히 솔루션 적용이 아닌, 설명가능성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AI가 모니터링은 할 수 있어도 인사 분류를 하거나 평가를 한다면,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왜 누구는 2등급인지, 어떤 근거로 AI가 평가를 내렸는지 직원 입장에서 설명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5)


앞으로 알고리즘 HR의 과제

 알고리즘 HR은 먼 미래가 아니다. HR에게 보편적으로 다가올 미래이고, 준비 없이는 알고리즘과의 불편한 동거가 될 수도 있다. 또한 활용방식에 따라 HR 영역에서 파괴적인 혁신을 가져올 수도 있다. 또한 우리는 알아야한다. HR의 존재는 고객인 구성원에게 있고, 구성원의 성공이 HR의 성공이라는 것을 말이다. 앞으로 알고리즘 HR에 대한 세가지 필요한 과제를 통하여 알고리즘 HR을 실현해 보고자 한다.

 먼저, 알고리즘 공개로서 단순히 데이터의 논리구조를 공개하는 영역으로 생각하기에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구성원은 직무수행 결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보상, 사회적이며 정서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개인의 인식수준인 조직지원인식(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이 존재하는데, 구성원은 알고리즘이 공정하게 작동되어 높은 직무수행의 결과가 많은 보상으로 연결된다는 인식수준이 높을수록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알고리즘의 공개는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알고리즘의 공개로 인하여 공정성과 조직지원인식은 담보되어 질 수 있으나 회사의 HR의사결정에 있어서 흠결이 드러날 수도 있을 뿐더러 알고리즘은 경쟁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조건에 따라 알고리즘의 공개는 완전공개, 부문공개 등으로 정도를 조절하거나 공개대상의 범위를 한정하는 방식으로 극복되어 질 수 있다.6)

 둘째, 알고리즘 컴플라이언스의 운영으로 알고리즘의 주요쟁점인 공정성, 투명성, 설명가능성에 대한 컴플라이언스를 운영하여야 한다. 전담부서를 통해서 HR 알고리즘 적용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관련 내부통제를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시스템인 알고리즘 컴플라이언스는 주요쟁점을 극복하기 위한 자제력이고, 구성원에게는 수용성을 불러일으킨다.

 셋째, 의사결정 보완적 사용해야 한다. 의사결정은 여러 대안 중에서 하나의 행동을 고르는 일을 해내는 정신적 지각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모든 의사결정의 과정은 하나의 최종적 선택을 가지게 되며 이 선택의 결과로 어떤 행동 또는 선택에 대한 의견이 나오게 된다. 알고리즘으로 도출된 결과물을 최종적 의사결정이 아닌 대안 중 하나로 작동되어야 한다. 의사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특성은 불확실성이다. 알고리즘에 의한 의사결정 역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기에 지나친 믿음을 줄여야 하는 이유이고, 역설적으로 알고리즘 역시 편향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인간 역시 편향은 존재한다. 알고리즘으로 인간이 갖는 편향을 바로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알고리즘의 결과물을 의사결정의 여러 대안 중 하나로 보완적으로 사용된다면 HR 의사결정에 있어서 공정성, 투명성, 설명가능성으로 대표되는 주요쟁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알고리즘 HR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확한 의사결정에 있다. 그 과정에서 공정성, 투명성, 설명가능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것이다. 언제까지 결과만을 구성원에게 수용하라는 강요는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이며, 알고리즘 HR은 이미 시작되었고 곧 다가올 미래이다.


1) Pranshu verma (Ed.). (2023, February 20). The Washington Post. https://www.washingtonpost.com/technology/2023/02/20/layoff-algorithms/

2) Richard feloni (Ed.). (2017, June 28). INSIDER. https://www.businessinsider.com/unilever-artificial-intelligence-hiring-process-2017-6

3) Jeffrey dastin (Ed.). (2018, October 11). REUTERS. https://www.reuters.com/article/us-amazon-com-jobs-automation-insight-idUSKCN1MK08G

4) 장나래 (Ed.). (2022, June 14).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46941.html

5) 석대건 (Ed.). (2021, July 26). tech42. https://www.tech42.co.kr/%EC%A0%9C%EA%B0%80-%EC%99%9C-2%EB%93%B1%EA%B8%89%EC%9D%B4%EC%A3%A0-%ED%99%95%EC%82%B0%EB%90%98%EB%8A%94-ai-%EC%9D%B8%EC%82%AC-%EA%B4%80%EB%A6%AC-%EC%84%A4%EB%AA%85%EA%B0%80%EB%8A%A5%ED%95%9C/

6) 황진수. (2021). 조절초점의 혁신행동에 대한 영향력과 자기효능감 및 조직지원인식의 조절효과 검증. 산업경제연구, 34(4), 833-853.


                                                                                                                                      - 끝 –


hyunjun.h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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