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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밥 Aug 18. 2022

왜 이건희 미술관은 서울로 가는 걸까?

[강작가는 여행중]

혼자 다니는 여행을 하다 보니

미술관이나 박물관 투어를 자주 하게 된다.

특히 한 도시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미술관 한 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되는 경우도 생긴다.   

눈,비 오거나  너무 춥거나 더운 날?! ㅎㅎ


민서와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민서에게 보여주기 위한,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이나

이름을 알 만한 작가의 작품을 보기 위한

미술관, 박물관 투어였다면


혼자 떠난 이번 여행에서는 

오롯이 내 내적인 풍요로움을 위한

작은 사치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오스트리아 에 있는 벨베데레 궁에서는

클림트의 <연인>...우리나라에서는 <키스>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작품에 푹 빠져

몇 시간을 그 앞에 앉아서 감상했고     

(그림 바로 앞에 의자가 있다^^)

클림트 <연인(키스)>-오스트리아 빈 벨베데레 궁 220408

독일 뮌헨에 있는 알 테 피나코테크에서는

반 고흐의 <해바라기>에 푹 빠져...

몇 시간을 그 앞에서 감상했다.

원래 노이에 피코테크에 전시된 것을

공사 중인 관계로 알 테 피나코테크에서 볼 수 있었다.     

반고흐 <해바라기> -독일 뮌헨 알테피나코테크 220419

유럽에서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오르세 미술관 같은

정말 유명한 몇몇 미술관을 제외하고

대가들의 작품을 정말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작품을 여유롭게 감상하면서 문득,

우리나라에서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등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을 보기 위해서는 어디로 가야 할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물론 정보를 잘 챙겨보지 않은 내 무지함일 수도 있지만

어느 미술관을 가면 어느 작품을 꼭 봐야 한다,

이곳에 가면 어느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정보가

명쾌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전 세계인이 파리의 루브르를 향하고,

레오나르도다빈치 <모나리자>-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171031

<최후의 만찬> 원본 벽화를 보기 위해서는

밀라노에 있는 산타마리아 델그라치에 성당에 가야 한다.

레오나르도다빈치 <최후의만찬> - 이탈리아 밀라노 산타마리아델라그라치에 성당190228

클림트의 키스를 보기 위해

비엔나의 벨베데르를,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보기 위해

뮌헨, 런던꼭 방문해야 할 여행지 리스트에 넣어야 하지만     

반고흐 <해바라기>-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 190209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의

작품을 만나기 위해서

우리나라에서는 결국...

서울로 가면 된다.     


그리고 얼마 전에 또,

엄청난 작품들이 전시될 중요한 미술관도

결국 서울에 들어서는 것으로 결정됐다.

일명 이건희 미술관으로 불리는 그 곳!     


이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결국 수도권에 사람이 모여있으니

미술관도 서울에 있어야한다는 뜻이겠지.


그렇게 서울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서울, 경기도를 벗어난 지역에도

우리 국민의 절반이 살고 있다.


문화를 향유하고 싶은 서울 시민이라면

자신이 사는 곳미술관이 있지 않

전 세계 어디든 문화 향유를 핑계 삼아

그 지역, 그 장소를 찾아가고 있다.     

보티첼리 <비너스의탄생>-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190305

대한민국의 10분의 1 크기의 땅에

전체 인구 절반이 살고 있는

가뜩이나 복잡한 서울에

모든 것을 끼워넣지말고


오백 년, 천 년의 작품을 담아낼 문화공간으로,

그 문화공간을 찾아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찾아올

피렌체 같은 도시

하나, 만들 때도 되지 않았나?!  

(이 표만 생각하는 무식한 정치인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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