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속에 완연히

by 보나 나띠야 독자

요즘처럼 재미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혼자서도 잘 웃는다.(원래 좀 잘 웃지만..)

한번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올 줄을 모른다.

어릴 적 가장 친한 친구와 비밀스럽게 무언가를 꾸밀 때처럼

나는 적당히 조용하게, 적당히 비밀스럽게,

(여기서 ‘적당히’라고 표현한 건 누구누구한테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

사부작사부작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다.

이 계획은 계획으로 끝날 수도 있고

전에 없던 추진력이 발휘되어 실행할 수도 있으나

그건 이미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문장을 쓰는 동안에도 내 입꼬리는 내려올 줄을 모르니

그걸로 됐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도 최근 나를 찾아왔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난데없이

브런치 스토리 작가 신청을 했다.

꽤나 문학소녀였던 고교 시절 내가 쓴 글에 실망하여 “난 글쟁이는 못되겠어”라고 친구에게 말하곤 했는데

느닷없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딱 이틀 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다.


어안이 벙벙…

왠지 고교 시절 자기 글에 실망하곤 했던 나를 시간이 한참이 지난 이제서야 위로해 주는 기분이 들었다.

칭찬받고 인정받았다는 기분도 들어 뿌듯한 마음에 혼자 몰래 모니터로 어깨를 숨긴 채 어깨를 으쓱~ 해보기도 했다. (내려와, 내 입꼬리~~)

블로그도 겨우 하는 컴맹인 내가, 브런치 스토리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기능을 익히고 글을 쓰겠냐마는

어쨌든 나 작. 가. 가 됐다!!!! :)

우리는 태어남과 죽음이라는 흐름 속에 몸을 맡긴 체 살아가고 있다.

결말은 단 하나, 죽음으로 가는 여행을 하고 있지만 “어떻게?”에 따라 그 흐름이 저마다 다르다.

나는 요즘 즐겁고 재미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계속 떠올라 잠들기 직전까지 내 머릿속은 기분 좋게 시끄럽다.

이런 시기는 아주 오랜만에 찾아왔고,

이런 생기 넘치는 나날들이 다시 나에게 올지 미처 몰랐다.

나의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흐름은 유속이

느릴 때도(대부분의 나의 유속은 느리다.) 빠를 때도 있다.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타면 된다.

때로는 급류를 만나 정신없이 흔들리기도 하고

이제 좀 살겠구나 싶을 때 또 와류를 만난다.

와류 속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 세월을 보내고 나면

저만치 멀리 간 내가 있다.

나는 태어남과 죽음의 그 흐름 속에 완연히 몸을 풀고 이완하는 연습을 하려 한다.

두려움과 상처는 녹아 사라지길 바라며..

아마 이 연습은 끝내 끝을 내지 못하고 죽음을 만나겠지만

열심히 요가하며 이완하는 법을,

열심히 숨참기를 하며 와류를 만났을 때 물속에서 오랫동안 버티는 방법을 터득해야지,

나답게 늘 웃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