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효율, 무너진 상징성
집이든 가게든 사무실이든,
이사를 한다는 건 돈이 들고,
체력이 들고,
시간이 든다.
그런데
국정 운영의 심장부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묻게 된다.
왜 잘 쓰던 공간을 나가서,
다시 돌아오고,
또 떠나려 하는가.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용산에서 다시 청와대로.
그리고 ‘언젠가’ 세종으로.
이건 단순한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는 스스로에게
청구서를 쓰고있다.
용산 이전의 명분은
늘 똑같았다.
제왕적 청와대를 벗어나겠다
더 빠르게 일하겠다
더 국민과 가까워지겠다
경호·보안도 문제없이 하겠다
여기까지는,
말만 보면 이해가 된다.
청와대는 ‘구중궁궐’이라는
이미지가 오래 붙어 있었고,
그 이미지가
정치에 불리하게
작동한 순간도 많았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항상 그 다음이다.
명분은 문장으로 끝나지만,
현실은 예산으로 남는다.
용산은 단순히
“대통령이 자리만 옮긴 것”이 아니었다.
국방부·합참의 이동,
경호 동선 재설계,
통신 시스템 재구축,
각종 회의실과
보고 체계의 재조정.
이전이라는 말이
너무 가볍게 들릴 정도로
실상은 행정 시스템을
통째로 다시 짜는 작업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효율은 ‘결과’가 아니라
‘주장’이 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전 비용을
한 번의 지출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국가 시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눈에 보이는
리모델링 비용이
끝이 아니다.
상시 경호 인력 운영,
시설 유지보수,
보안 장비 교체,
통신·네트워크 고도화,
주변 통제와 민원 대응.
이런 것들은
해마다 예산으로 반복된다.
즉, 이전은
“돈을 쓰고 끝”이 아니라
돈을 쓰기 시작하는 신호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신호를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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