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룽장성 하얼빈 (흑룡강성 하얼빈 哈尔滨)
하얼빈!! 한국인에게는 친숙한 도시다. 중국지리에 대한 이해가 많이 없더라도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의 항일운동의 역사적인 사건인 ‘이토히로부미’를 사살한 곳으로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하얼빈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닿아 있는 헤이룽장성(흑룡강성)의 성도로 겨울 내내 엄청난 추위를 자랑하는 지역이다. 특히 빙설제라는 이름의 국제적인 규모의 눈/얼음 축제가 있어 겨울철 중국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되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안중근 의사와 항일 투쟁의 역사의 한 단락으로써 기록된 곳이다.
하얼빈 역사를 정면으로 볼 때 왼쪽에 새롭게 지어진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은 2013년 6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당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의 거사 위치에 기념비 설치를 요청을 하면서 시작이 되었다. 이때만 해도 플랫폼 바닥에 안의사가 총을 쏜 지점과 히토히로부미가 피격을 당한 지점, 저격 방향만 표시되어 있었는데 중국 시진핑 주석이 직접 지시하여, 다음 해인 2014년 1월 19일 역 귀빈실을 안중근 기념관으로 개조해 개관하여 처음 요청에 비해서 더 크게 답한 결과라고 알려져 있다.
일본이야 당연히 당시 지역평화 구축에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고 반발하였지만, 한국이나 중국이 함께 공감하는 역사적인 아픔의 감정과 안중근 의사의 항일에 대한 정신을 높게 평가한 것이 아닌가 한다.
2014년 1월 개관 이후에 2017년 3월 하얼빈역의 개축 공사로 철거되었다. 공교롭게도 2016년 7월에 사드 미사일 배치 결정에 따라 반한 감정이 높아지고 있던 시기라 항의의 의미가 아닌가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2019년 3월 20일에 같은 장소에 재개관되었고, 면적도 종전에 비해 두 배 규모로 확장되어서 지금의 우리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09:00 ~ 11:30, 13:30 ~ 16:30
매주 월요일 휴관이고 미성년자는 무료입장이라고 쓰여 있는데 여권만 소지하고 있다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안중근 의사.
1909년 10월 26일
그 당시 러시아가 청제국에게 조차한 하얼빈역에서 이토히로부미 사살의 거사에 성공하였다. 기념관 입구에 있는 동상 위에 있는 시간은 09:30으로 거사에 성공한 시간에 멈춰져 있다.
기념관은 주로 안중근 의사가 걸어온 내용과 이토히로부미를 살해하기 위한 거사를 준비하는 내용으로 단지동맹부터 한글과 중국어로 작성되어 있다. 방문일에 중년의 중국인 관광객 일행이 하나하나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니 일본의 잔학한 만행으로 인한 아픔이 우리만의 것은 아니었다는 것과 비록 아픈 과거의 항일 투쟁이지만 이렇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우리 한국인임에 괜히 행동을 더 조심하게 됐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저격장소.
삼각형과 사각형의 표시지만 맘 편히 볼 수는 없었다. 가슴속 뜨거움 , 감동 이렇게 표현하기에는 너무 식상한 표현일 수 있지만 1909년의 10월 26일은 얼마나 가슴이 뛰고 뜨거웠을까. 거사 전과 후 ‘목표를 이루어야만 한다.’, ‘드디어 이루었다.’라는 마음과 주변의 놀라움과 누군가는 분노와 감격이 함께 공존하는 그 시간과 공간을 상상하니 손끝이 찌릿찌릿했다.
최근 소설과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어 ‘코레아 우라’라는 러시아 말로 대한제국 만세 혹은 대한국 만세 정도의 외침의 광경이 눈에 그리기가 수월했다.
기념관은 저격장소 통유리 기준으로 보면 좌우 배열이 되어 있고 꼼꼼히 내용을 읽으며 걷더라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관람을 마치고 나면 방명록에 간단하게 기록할 수 있는데 어떻게 쓸까를 생각하며 먼저 다녀간 사람들의 기록을 보니 다들 하나같이 진지하고 애국심 넘치는 마음인 것 같다. 최소한 이곳에서만큼은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 이토히로부미 암살 이후에 뤼순감옥으로 이송되고 또 그곳에서 고초를 겪고 사형을 선고받은 2월 14일과 순국하신 1910년 3월 26일까지 불과 31세의 나이로 암흑과도 같은 시대에 불꽃같은 삶을 살아간 흔적을 이렇게 라도 보고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에 대해 너무 고마웠다.
누군가는 크기 않은 작은 기념관이라 할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주는 그 이름의 의미와 장소의 의미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하얼빈을 간다면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찾아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