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일기 No.101
이번 달로 이 아이들을 가르친 지 일 년째다. 다음 달에는 두 집 다 수업을 쉬기로 했다. 나도 아이들도 지쳐있어서 겨울방학이자 과외 방학을 맞이하기로.
지난달에는 유독 지각을 했다. (8번 수업 중 2번) 수업을 토요일 오전 9시로 옮겼던 탓이었다. 토요일로 수업을 옮겼던 날에 아이 어머니께 허락을 받고 과외 꼬맹이님께 오므라이스를 대접해드렸었다. 가게 이름은 코끼리 분식.
그 이후로 아이는 매 수업이 끝날 때마다
"다음 수업 있어요? 코끼리 분식 가요!"를 외친다.
아쉽게도 토요일은 늘 바빴다. 우리의 오므라이스는 더 이상 없었다. 12월이 되어 수업 요일 및 시간이 평일 오후 5시로 다시 바뀌었고 이 수업 다음에는 다른 수업이 또 있어서 코끼리 분식은 멸종위기종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제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업이 끝나고 어둑해진 창 밖을 보며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이제 코끼리 분식 못 가요."
"왜?"
"선생님 왜 맨날 늦게 와요?"
"...? 선생님 맨날 10분 먼저 왔어."
"그치만 깜깜할 때 오잖아요. 벌써 밤이에요. 선생님이 늦게 와서 그래! 전에는 안 그랬는데."
1년을 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