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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아 Nov 21. 2024

숨은 그림

시 창작



숨은 그림




고궁길, 처마 밑 점 하나


오늘따라 유달리 검고 기발하다


순간, 그 자리에서


유연히 허공을 가르며 나는


한 마리


새를 본다




해안길, 등불 위 점 하나


오늘따라 유난히 희고 댕그랗다


불쑥, 그 자리에서


용솟아 창공을 날다 떨어지는


한 마리


새를 본다




바람길, 인도 끝 점 하나


오늘따라 유별히 크고 매끈하다


순간, 그 자리에서


쉼 없이 바닥을 할퀴며 쪼아대는 


한 마리


새를 본다




단풍길, 낙엽 더미 점 하나


오늘따라 유별스레 붉고 단단하다


불쑥, 그 자리에서


한걸음 발아래 슬며시 놓여진


한 마리


새를 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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