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어 있었지만,
닿아 있지는 않았다

영화

by 미아





〈그녀 Her 2013〉

― 연결되어 있었지만, 닿아 있지는 않았다





어떤 사랑은 너무 조용해서, 끝나는 순간조차 잘 들리지 않는다.

영화 〈그녀 Her 2013〉는 사랑이 시작되는 장면보다, 사랑이 사라지는 감각을 더 또렷하게 남기는 영화다.


테오도르는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한다. 타인의 감정을 정교하게 문장으로 옮기는 사람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텅 비어 있다. 이혼 후 그는 혼자이고, 고독은 일상이 된다. 그때 등장하는 존재가 사만다다. 몸은 없지만, 목소리는 있다. 프로그램이지만, 감정은 진짜처럼 느껴진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미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보니, 이미 현재의 이야기였다. 우리는 이미 화면 속에서 사랑을 나누고, 텍스트로 고백하고, 때로는 목소리로 위로받는다. 물리적인 거리는 점점 중요하지 않아지고 있다. 영화 〈그녀 Her〉는 그 감각을 아주 조금 더 밀어붙였을 뿐이다.


사만다는 테오도르를 이해한다. 그의 취향을 기억하고, 그의 감정을 읽고, 또 그의 불안을 받아준다. 완벽하게 맞춰주는 존재다. 어쩌면 우리가 은밀하게 꿈꾸는 사랑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충돌이 없고, 오해가 없고, 그뿐만 아니라 피곤하지 않은 그런 완벽한 사랑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달콤함을 오래 유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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