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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연 Dec 01. 2024

여우비

하늘 위는 맑게 피어 구름 한 점 없고

꽃잎 위로는 조심스럽게 맺힌 이슬

어디로 떠내려가나 이제는 볼 수 없나

내가 보았던 너는


이름도 알지 못해 부를 수도 없고

한날의 여우비처럼 내리다가 떠나

예정 없는 네가 오는 날을 

나는 계속 기다리네 

나는 계속 기다리네


나는 젖어도 좋아 네가 내린다면

눈부신 하늘이어도 고개를 들어볼게

너를 가리지 않고 그대로 맞아줄게

두 팔 벌려 짧은 시간을 내가 다 안을게


이름도 알지 못해 찾을 수도 없고 

한날의 여우비처럼 내리다 떠나

너와 함께 했던 모든 날을

잊지 않게 기억하네 

나는 계속 떠올리네


구름이 찾아오면 난 널 볼 수 없으니

텅 빈 하늘 위에 끝없는 기도는 보내

언젠가는 너도 나를 보는 날이 꼭 오기를

오늘도 널 기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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