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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이빈 May 31. 2023

세상의 모든 대표들에게

코파운더가 전하는 이야기

저는 성공한 사람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성공한 대표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co founder 정도의 신분으로서 어려운 시기를 같이 걸어 나가고 있는 사람이 하는 얘기임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기가 어려운 건지,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게 어려운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은 분명하다. 많은 vc들을 만났지만 명확한 지표가 없는 상태로 투자하는 걸 꺼려한다. 혹자는 지표는 그냥 좋은 명분일 뿐이고, 사실 팀에 신뢰가 가지 않아서, 지금 투자한 것에 20배 리턴을 받지 못할 것 같아 그렇게 말한다고는 한다. 그러다 보니 거절이 일상이 된다. 이래서 거절, 저래서 거절, 사유도 참 다양하다고 느낀다. 


그러던 중에 오늘 또 피칭의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하지는 않고 헌태가 맡아서 진행했다. 새로운 Deck으로 진행을 하고, 시간제한이 있어서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나는 피칭보다 심사역들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문득 그들의 얼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중에 한 명이라도 우리가 성장 가능성이 있고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단 한 명이라도?" 이런 생각이 드니 자연스레 거절이 일상이 된 대표들의 모습이 보였다. 지난 수많은 거절을 겪었음에도 저들의 얼굴에서 보이는 거절의 표정은 아직 나에겐 익숙지 않다. 아직 대표가 된 지 1년도 채 안된 나에게는 좌절로만 느껴졌다.

근데 생각해 보면... 우리만 이런 건 아닐 거다. 물론 우리가 하려는 게 많은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해 더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겠지만, 거대한 기업을 일군 대표들은 달랐을까? 심지어 일론 머스크도 거절을 당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계속 걸어간 모습을 보며 대표는 그냥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대표는 그런 사람이다. 수많은 좌절과 거절, 실패 속에서도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시장이 원하는 것이 이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는 사람. 그러다가 그 사람이 생각하는 것에 공감을 하고 가능성을 보는 곳에서 투자를 받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심지어 지금은 유니콘이 된 샌드버드도 30곳 중에 1곳에서 투자를 받았는데 우리는 뭐 100곳, 200곳 만나면 그중 1곳은 우리의 생각에 공감하고 가능성을 봐주는 곳이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겸허히 피드백을 수용하는 자세와 그렇게 계속 맞춰나가는 건 필요하겠지만, "그 길을 계속해서 걷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우리는 그저 그 길을 걸어가고 있다. 평가받고 판단받기 너무나도  쉬운 위치에 있기에 더 힘들겠지만, 나라도 그렇게 판단하지 않기를 다짐하며 그들을 응원한다. 그 길을 걷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임을 조금이나마 알았기에 그들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 오늘도 거절당하고, 좌절했을지라도 걸어 나가보자. 누군가는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해 알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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