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 Best Paper
오늘은 유저를 이해하는 방법 관련 진행했던 특강에서 다뤘던 논문 리뷰 내용을 복기해두려고 한다. 2024년 연초에 진행했던 특강이라서 당시 최신 논문이라고 다뤘는데 2023년 자료이다. 곧 2024 내용도 정리해서 업데이트할테니 관심 있으신 분들 브런치 구독 우선 UX리서치에 친숙하지 못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간단하게 배경설명 하고 들어가겠다. 잘 아시는 분들은 스크롤 내리면 논문 리뷰 바로 보실 수 있다.
CHI(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는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대회이다. "카이" 라고 읽는다. UX 리서처와 디자이너, HCI 공학도들이 꿈꾸는 저널로, 매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연구자들이 참석하여 HCI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와 혁신적인 기술을 발표한다. CHI에 선정된 논문은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인용 가치가 높고, 연구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UX 및 HCI 분야에서 주목받는 논문들이 발표되며, 실무와 연구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다.
Deceptive Design Patterns in Safety Technologies: A Case Study of the Citizen App
이 논문에서는 안전 관련 기술에서 나타나는 ‘기만적 디자인 패턴(deceptive design patterns)’을 Citizen 앱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연구진은 Citizen 앱의 디자인 요소가 유저에게 다소 왜곡된 정보와 안도감을 줄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이런 기만적 디자인 패턴이 사용자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앱 사용 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초래한다고 밝혀낸다. 특히 Citizen 앱이 위험 경고 알림을 과장하거나, 사용자에게 정확한 판단을 어렵게 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다크 패턴은 사용자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쳐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의도적으로 설계된 인터페이스 패턴이다. 예를 들어, 취소 버튼을 찾기 어렵게 하거나, 원치 않는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방식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사용자의 불안감을 자극하거나 심리적 취약성을 이용해 클릭, 구독, 결제 등의 행동을 유도하며, 사용자의 이해에 반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사용자에게 불편함과 불필요한 경험을 남긴다. 다크 패턴은 사용자 경험의 신뢰성을 해치는 요소로 지적되며, UX 디자인에서 윤리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Citizen 앱은 사용자가 주변에서 발생하는 범죄 및 긴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를 신고할 수 있도록 돕는 위치 기반 안전 앱이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자신이 있는 지역의 위험 요소와 사건 발생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Citizen 앱은 원래 안전과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나, 때로는 위험 상황을 과장하여 사용자에게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내 천만 유저가 넘는 규모 있는 앱이다.
온라인 포스팅을 통해 앱 사용자들을 모집하였다. Nextdoor, Reddit, Facebook 등 지역 안전 정보에 관심이 있는 사이트에서 스크리닝 설문을 게시했다. 총 139명이 설문에 응답했으며, 그 중 67명을 인터뷰 대상으로 선정하고, 최종적으로 12명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C itizen 앱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반구조화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내용은 사용자가 앱에서 사용하는 기능, 사용 동기, 빈도, 경험 등을 다뤘으며, 모든 인터뷰는 Zoom을 통해 진행하고 녹화되었다.
다양한 디바이스(iPhone X, iPhone 13 mini, Pixel 4a)를 사용해 Citizen 앱의 인터페이스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6가지 사용자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앱 내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기록하며 사용자 경험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앱에서 나타나는 잠재적인 다크 패턴을 파악했다.
1. 다운로드 및 설정: 앱 다운로드 후 설정, 위치 공유, 친구 추가
2. 사건 알림: 알림을 클릭하여 사건 정보를 탐색
3. 무작위 점검: 홈, 안전 네트워크, 알림 탭 탐색
4. 라이브 방송: 사건을 실시간으로 녹화하고 제출
5. 프리미엄 사용: Citizen Protect 기능 업그레이드
6. 삭제 및 종료: 알림 끄기, 친구 삭제, 앱 삭제
데이터 분석은 인터뷰 데이터, 인터페이스 분석 데이터, 두 데이터를 결합한 통합 분석의 세 단계로 진행되었다. 분석 결과는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미친 다크 패턴을 식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초기 코드화
연구팀은 첫 번째 12개의 인터뷰 전사본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코드한다. 여기서 "코드"란 연구자의 주관적인 해석에 따라 특정 패턴, 개념, 또는 카테고리를 의미하는 태그를 붙이는 것을 말한다. 네 명의 연구원은 각자 독립적으로 코딩을 수행했다.
코드북 개발
연구팀은 두 주 동안 회의를 진행하여 코드북(codebook)을 개발했습니다. 코드북은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코드화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데, 만약 연구자들 사이에 코드화 방법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주제 그룹화
각 코드를 더 큰 주제(theme)로 묶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때 주제는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나타나는 주요 패턴이나 개념으로 선정했다. 연구팀은 매주 모여 코드를 검토하고, 새로운 코드를 생성하거나 기존 코드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주제의 정확성과 범위를 다듬어 나갔다.
두 번째 코드화
기존에 작성한 코드북을 사용하여 새로운 인터뷰 데이터를 추가하여 재코드화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코드북이 잘 적용되지 않는 경우, 코드북을 보완하거나 개선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참고로 코드화하는 것은 질적 연구 방법론의 하나로, 수집된 인터뷰 데이터에서 키워드 위주로 데이터 관계, 패턴을 파악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36개의 코드를 도출했고, 이 코드들은 6개의 주요 주제로 그룹화되어 이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은 다크 패턴을 도출했다.
Citizen 앱은 사용자가 안전과 관련된 사건을 실시간으로 알리지만, 사건의 맥락을 부족하게 제공하고 불필요한 알림을 많이 보내는 방식이 사용자의 불안을 증대시킨다. 연구에서는 앱이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정보(위험이 없는 사건들)까지 알려주어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방식을 설명한다. 알림은 사건이 끝난 후에도 계속 제공되며,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위험 의식을 심어준다.
- 위험이 없는 사건들을 무분별하게 노출
- 지속적인 알림이 불안 초래
- 맥락 부족과 품질 관리의 부재
- 커뮤니티 부재로 불안에 대처하기 어려움
사용자의 증가된 안전 욕구 해결책 제시
Citizen은 사용자에게 안전과 관련된 기능들을 제공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불안을 유발하고 이를 수익화하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사용자는 불안을 해소하려는 욕구로 앱의 기능을 사용하지만, 이러한 기능들은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때로는 불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사용자에게 추가적인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 보호 기능과 수익화: Citizen은 사용자에게 보호 기능인 Citizen Protect, Safety Network, Live Broadcast를 제공하지만, 이러한 기능들은 수익화 및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 안전 욕구에 대한 개인적 대응: 사용자들은 Citizen의 기능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얻고, 일부는 다른 플랫폼과 정보를 교차 확인하거나 직접적인 안전 조치를 취한다. 그러나 일부 사용자는 위치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기능을 제한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다크 패턴이 사용자 선택 구조를 수정하고 감정적 비용을 유발한다.
안전과 관련된 정보가 실제 위협이 아니더라도 불안을 증대시키며, 이로 인해 사용자는 스트레스, 불안, 공포 등을 경험하게 된다.
주의 편향(attentional bias)은 사용자가 위험 정보에 과도하게 집중하게 만들고 이러한 편향은 지속적인 감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사회문화적 맥락과 결합되어 부정적인 편견을 강화하고, 특히 소수 인종 및 취약한 집단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기존의 ‘개인 복지’ 및 ‘집단 복지’에 대한 해악(harm) 분류를 확장할 필요성이 있다.
감정적 비용(emotional load)은 개인 복지에 대한 새로운 해악으로 정의하고, 이를 심리학적 도구를 통해 측정할 필요가 있다.
집단 복지에는 사회적 불평등(social injustice)을 추가하여, 기만적 인프라가 일부 집단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이를 시스템적으로 재생산하는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사용자 선택의 권한 강화:
사용자에게 정보를 필터링하고, 위협적이지 않은 사건을 구별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위험에 대한 맥락 제공:
사건 발생의 장소와 시간을 넘어서, 지역 사회의 다양한 사건을 포함시켜 사용자에게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문화적 고정관념 해체:
안전 기술이 문화적 고정관념을 강화하지 않도록, 반대되는 서사를 제시하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사회적 편견을 해소해야 한다.
두려움의 생산적 전환:
사용자가 불안을 사회적 응집력으로 전환하도록 돕는 기능을 제공해야 하며, 지역 사회의 공동체 효능감을 높이는 디자인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CHI 2023 Best Paper 에서는 Citizen 앱을 중심으로 다크 패턴이 어떻게 사용자의 불안을 유발하고, 이를 수익화하는 전략으로 활용되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안전 기술에서의 기만적 디자인 패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디자인 제안을 제시했는데, 앞으로 UX 디자이너는 사용자 경험을 보다 윤리적이고 신뢰성 있게 디자인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다크 패턴과 같은 기만적 디자인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하고 나아가 사회적 불평등을 고려한 디자인 접근을 통해 모두에게 품질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UX 디자이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관련 링크>
UX리서치 방법론 정리: https://brunch.co.kr/@intersarah/26
논문 바로가기: https://dl.acm.org/doi/10.1145/3544548.3581258
논문 발표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BhpQ33jS6x0&ab_channel=ACMSIG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