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쏟기
오늘날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은 제품과 서비스 개발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UX 디자이너의 주요 역할은 유저가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이해하여 이를 바탕으로 개선점을 도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저의 마음을 이해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들 한다. UX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유저의 마음을 이해할까? 본 글에서는 유저와의 상호작용 방식을 크게 ‘관찰하기’와 ‘귀 기울이기’로 나누어 설명하며, 그 구체적인 방법과 연구 표본의 선정 기준을 다루고자 한다.
유저도 자기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관찰하고 경청해야한다.
UX의 혁신 애플을 이끌었던 스티븐잡스가 말하길,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게 뭔지, 정확히 보기 전까지는 모른다고 한다. 우리는 유저의 니즈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는 디자인을 하기위해 노력하는데 그게 어려운 이유가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보기 전까진, 경험하기 전까진 잘 모른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시험삼아 해봤더니 예상과 전혀 다를때도 많지 않은가. 어쨌든 그리하여 UX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생겼고 앞으로도 각광받을 듯한데, 유저도 잘 모르는 그 니즈, 본질적 마음을 파악하기 위해선 당연하게도 관심을 많이 쏟아부어야 한다.
관심을 쏟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에 대해 학술적 명칭이 정해질 정도로 인간 행동, 심리, 마음, 유저의 니즈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데에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를 해왔는데, 크게 눈으로 하는 관찰과 귀로 하는 경청으로 나뉜다.
눈과 귀를 열어주세요.
관찰하기에서는 유저를 제3의 위치에서 관찰하는 그저보기가 있고, 유저가 된것 처럼 해보는 몰입하기로 나뉜다. 관찰하기에서 팁은 녹음 및 녹화 자료를 남겨서 관찰시간이 끝난 후에도 관찰 내용을 돌아보며 유저의 마음을 계속 파악해볼 자료를 남기는 것이다.
이때, 유저의 행동이 변화하는 "트리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트리거는 불명확한 상황, 순간 등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니 모호함을 견디고 불명확한 것을 직면할 줄 아는 것이 좋다.
몰래 보기 (Fly on the Wall): 말 그대로 "파리처럼" 사용자의 일상 활동을 지켜보며, 관찰 사실을 사용자에게 알리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개입하여 더 자연스러운 행동을 관찰
사용자의 행동을 시간과 장소에 따라 기록하는 방법. 예를 들어, 매장 내 고객의 이동 경로나 특정 제품 앞에서 멈추는 시간을 지도 위에 표시하여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파악
사용자가 떠난 후 남은 물건, 흔적, 환경 등을 조사하여 사용자의 사용 방식과 습관을 유추하는 방법. 예를 들어, 사용자가 책상을 정리하는 방식이나 물건을 배치하는 방식 등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분석
관찰자가 사용자의 하루 일과에 몰입하여 사용자의 관점에서 그들이 경험하는 모든 과정을 체험해 보는 방법. 예를 들어,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직접 경험하면서 공감대를 형성
사용자가 가이드처럼 직접 설명하며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설명을 덧붙이기 때문에 맥락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음
관찰자가 사용자의 옆에 그림자(shadow)처럼 붙어 다니며 사용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식
귀 기울이기(경청)에서는 유저와 대화하는 방식에 따라서 심층 인터뷰와 맥락 인터뷰로 나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인터뷰이와 라포(친밀감)을 형성하여 인터뷰 퀄리티를 높이는 것과 인터뷰이 대상자 선정을 전략적으로 잘 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100명의 유저 모두를 다 인터뷰할 수 없기 때문에 모집단을 잘 반영하는 표본을 선정하거나, 인사이트 도출에 유의미한 인터뷰이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청하기에서도 관찰하기와 마찬가지로 인터뷰 내용을 기록하여 남기는 것이 좋다. 요즘은 STT(스피치 투 텍스트) 네이버클로바 같은 AI 툴이 잘나와서 기록에 부담을 덜 수 있다.
구조화 인터뷰: 사전에 준비된 질문 목록을 기반으로 진행. 일관된 데이터 수집에 유리
비구조화 인터뷰: 사전 질문 없이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사용자의 생각과 경험을 깊이 탐구.예상치 못한 인사이트를 얻을 가능성이 큼
반구조화 인터뷰: 기본 질문 목록은 있지만, 필요에 따라 추가 질문을 던져 유연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 구조화된 접근과 자유로운 탐색의 균형을 유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심층 인터뷰 기법!
왜 5번 물어보기 (5 Whys):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왜?"라는 질문을 5번 반복해 행동의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하는 방법.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원인과 배경을 찾기
보여주세요: 사용자가 특정 작업이나 행동을 하는 과정을 직접 보여달라고 요청하여,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과정을 시각적 수단을 동원하여 관찰과 함께 진행
그려주세요: 사용자가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게 하여, 시각 자료를 통해 더 명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소통. 예를 들어, 사용자 흐름도나 감정 곡선을 그려보게 할 수 있음
말해주세요: 사용자가 작업을 진행하면서 실시간으로 생각과 느낌을 설명하도록 요청하는 방식. 이를 통해 사용자 경험의 인지적 과정을 파악.
예리한 감각으로 인사이트를 잘 도출해줄 유저
모집단(전체 유저)를 편향 없이 잘 반영할 유저
서비스 기획에 있어서 유저를 잘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는 것은 모두가 알지만, 그래서 그 "유저"가 누구냐고 물으면 답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물며, 오늘 팀 회식 메뉴 정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가. 팀장님이 오늘 점심 회식이다! 뭐 먹을까? 우리 팀이 먹고 싶은 걸로 먹자~! 그런데 여기서 "팀"이 누구냐.
이 부분은 이제 디자이너 및 기획자가 정의하는 영역에 해당하기에 그렇다. 타겟 유저가 누구인지 시장 현황, 비즈니스 모델에 근거하여 정의하고 이에 따라 그 유저의 마음을 이해야한다.
그런데 선정한 타겟유저가 10명일 리도 없고, 최소 몇백명 이상일 텐데. 예를들어 1만명일때 디자이너는 또 한번 고뇌에 빠질 수 있다. 만명의 마음을 어떻게 다 알고 이해하지?
유저가 서비스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냐에 따라서, extreme users, stereotype user 로 나눌 수 있는데 extreme 유저일 수록 풍성한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쉽다. 이 서비스를 엄청 많이, 엄청 적게 쓰는 이유가 있을테니 그 부분에 대한 것을 파악해보면 전체 서비스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측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편향된 정보를 얻게될 위험도 있으니, stereotype user도 포함하는 것이 좋다.
닐슨 노먼 그룹에 따르면 UX 리서치를 위한 인터뷰는 보통 5명의 표본으로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는 적은 수의 인터뷰이로도 사용자 경험에서 주요 문제와 패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인터뷰에서는 이미 발견된 문제의 반복이 많아지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과 리소스를 고려할 때 효율적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일정과 목표에 따라 인터뷰이를 신중히 선정하여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프로젝트의 성격이나 연구의 깊이에 따라 표본의 크기는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질적 연구의 경우, 다양한 인사이트를 확보하기 위해 10명에서 30명 정도의 인터뷰이를 선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표본 수는 연구 목표와 프로젝트의 자원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연구 목적에 부합하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저의 니즈를 파악하는 일은 UX 디자이너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유저 스스로 알지 못하는 숨겨진 욕구를 발견하고 이를 반영하는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디자이너는 다양한 방법으로 유저와 소통하고 관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적절한 표본을 선정하고, 심층 인터뷰와 맥락 인터뷰를 통해 보다 정확한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UX 리서치의 목적은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저의 본질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시하는 데 있다. 앞으로도 UX 연구와 개발에 있어 관찰과 경청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를 통해 유저에게 진정성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UX 리서처들이 어떻게 유저의 마음을 이해하는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