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디자인 UX
미국 대선이 한창이다. 어제 유권자들이 투표했고, 이제 그 결과가 집계되고 있다. 트럼프와 해리스 중에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번 미국 대선의 이면에는 수많은 전략과 심리학적 요소가 숨어 있어 살펴보려고 한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엄청난 금액이 투입되는 대규모 캠페인이다. 그중에서도 후보자의 승리를 위해 활동하는 미국 대선 전략가들은 막대한 몸값을 받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여러 방법을 구상한다. 이 과정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움직이려는 UX 디자인과도 닮아있다.
선거 전략가는 후보자의 선거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전문가로, 단순히 선거 홍보를 넘어, 유권자들에게 후보자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전략을 설계한다.
Perception is reality.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였던 리 애트워터(Lee Atwater)는 선거에서 사람들의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 인물이다. 그는 “Perception is reality”라는 말로, 대중이 가지는 이미지가 현실만큼이나 큰 힘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대중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부정적 이미지를 활용해 경쟁자의 인식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택했고, 이는 정치의 판도를 바꾸는 효과를 가져왔다.
UX 관점에서 보면, 사용자의 인식이 제품의 성공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인상과 사용 편의성에 대한 인식이 UX의 중요한 요소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인식이 사용자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People are not moved by facts. They are moved by emotions.
클린턴과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였던 스탠리 그린버그 (Stanley Greenberg)는 데이터와 심리학을 결합한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사람들은 사실이 아닌 감정에 움직인다”라는 말로, 감정이 유권자 결정을 주도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에서 감성적 소통이 대중과의 관계 형성에서 핵심적이라는 그의 접근은 큰 효과를 발휘했다.
UX에서도 감정적 연결이 중요하다. 사용자가 제품과 상호작용할 때 느끼는 감정이 긍정적일수록 그 제품에 대한 애착과 충성도가 높아진다. UX 디자인에서 감정적 요소를 잘 살리면 사용자와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UX 모두에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심리적 편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객관적인 사실보다 감정과 인식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향이 있는데, 대표적인 인지 편향은 다음과 같다.
자신의 기존 신념을 강화하는 정보에 더 집중하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려는 경향이다. 이는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반대편의 정보는 무시하게 만드는 심리적 요소로 작용한다.
첫인상이나 초기 정보가 이후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미국 대선 캠페인에서 처음 보게 되는 후보자의 이미지가 긍정적이라면, 이후의 정보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UX에서도 첫 사용자 경험이 긍정적이라면 이후 사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어떤 사람이나 제품에 대한 한 가지 긍정적 특성이 전체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미국 대선에서 후보의 특정 성격이나 행동이 유권자들에겐 전체적인 호감도로 이어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UX에서도 하나의 잘 디자인된 기능이 전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미국 대선 전략가 애트워터와 그린버그의 명언이 보여주듯, 선거 캠페인과 UX 디자인에서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가지는 인식과 감정적 반응이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UX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느끼는 인식을 설계하고 감정적 경험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감정과 인식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객관적 사실보다는 주관적인 경험과 감정에 따라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선거에서는 정책이나 사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고 서비스에서는 성능이나 혜택을 알려주는 것만으로 유저 마음을 사로잡기가 어렵다. 오히려 대상자로 하여금 신뢰하거나 호감을 느끼도록 감정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UX디자이너는 문제를 해결하는 가치 제안을 넘어, 사용자의 감정적 반응을 디자인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브랜딩을 진행하고 스토리텔링을 활용하여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많은 기업에서도 진행한다.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가지는 감정적 반응과 인식이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고 사용자가 브랜드나 제품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형성하고 감정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을 복합적으로 전략적으로 진행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