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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샹송 Oct 17. 2024

하루치 마음

가을은 아침까지도 이슬이 내리고 안개가 자욱하다. 파란 하늘은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햇살이 나타나 잠깐이면 세상을 장악하고 만다.


햇살에 반짝이는 이슬들 곧 사라짐을 의미지만 영원할 것처럼 얼마나 빛이 나는지, 풀잎 위 말라가는 동그란 이슬 역시 자연의 보석처럼 빛이 난다.


거미줄에도 이슬이 내려앉아, 주인도 손님도 없는 텅 빈 거미줄은 투명한 물방울로 잘 짜인 작품인 것만 같다. 주변으로 여러 개 지어진 작은 거미줄들은 하나의 마을처럼 보였다.


반짝일 것들은 반짝이고 바람에 흔들리는 것들은 흔들리, 변한 것 없는 풍경 속을 천천히 더듬어 이전의 나를 찾으려고 길을 나선다.


걷다가 어디든 앉아 있으면 노랑나비와 벌이 주변로 날아들었다. 가만 앉아 노랑나비의 비행을 본다. 공중에 수만 가지 길은 가진 나비의 움직임은 바로 곁을 날다가도 순식간에 멀어져 좇기가 까다롭다.


꼬마 벌의 비행은 언제나 지켜보기 즐거워 미소 짓게 만든다. 바람이 불면 조그만 몸뚱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날아가지 못하붕거리는 날갯짓만 바쁘다.


어제 만난 나비와 벌을 오늘 또 만날 수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거미는 비나 바람에 혹은 사람에 의해 집을 잃기 십상일 것이다.


오늘은 있지만 내일은 없는 것, 자연은 오래지 않아 사라지는 것들 투성이다. 그것에 마음을 쓰다 보면 한없이 슬퍼질 수밖에 없다. 마음을 하루에 하루치만 쓰며 살아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못해서 앓는다.


이슬맞은 거미줄
꼬마벌의 비행




몸이 호전되어서 글을 올립니다. :)

추석연휴 전부터 몸에 이상한 증상들이 나타나서 찾아보니 공황장애 전조증상인지 무튼 몸이 안 좋았습니다. 찮다고 생각했는데 수술그간 스트레를 많이 받았던 모양입니다. 민해졌던 것 같아요. 열심히 운동하고 있고 햇빛 많이 쬐면서 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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