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에 들어선 똘똘.
이사를 하는 바람에 원래 넣어놨던 어린이집과 꽤나 멀어졌다.
원래는 24개월에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이었고, 이사 전에는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나 했는데!
갑작스럽게 이사를 하며 모든 게 틀어졌다.
뒤늦게 넣은 집 근처 국공립 어린이집은 될 턱이 없고, 걸어서 30초 거리인 단지 내 어린이집은 대기순번만 31번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하던 차, 이참에 36개월 가정보육을 해볼까 생각해 봤다.
왠지 가능할 것 같았다.
오전 활동 - 낮잠 - 오후 활동 - 남편 귀가.
평일 스케줄은 대략 이러니, 월화수목금 x2 = 10회의 활동만 채워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이번 주엔 몬테소리 체험수업도 가보고, 가을학기 문화센터는 두 개나 등록했다.
히히 호호 수업도 6개월째 하고 있다.
그러니까 10회 중 4회는 채워진 셈.
할 만 한데?
공동육아나눔터에도 자주 드나들고, 놀이터에도 가면 되고......
그러던 중, 최근에 목구멍에 구내염이 생겨 침 삼키는 게 만만찮다.
남편은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바람에 정신없이 똘이를 보느라, 설거지 중 칼날에 손을 크게 베였다.
방광염도 또다시 도졌다.
모두 면역력의 문제다.
나를 갈아 넣으며 육아를 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낮잠을 자는 아기의 모습이 너무 예쁘고,
(내가 직접 재우고 싶음)
건강한 간식을 만들어서 먹이고 싶고..
12개월부터 36개월까지, 부모와의 관계에서 사회적 관계를 배운다고 하고,
무엇보다 좋은지 안 좋은지 알 수 없는 미달인 가정어린이집에는 보내고 싶지 않아서.
유모차를 끌고 오전에 어딜 가면 흔히들
왜 아직 어린이집에 안 갔어요? 하고 물어본다.
돌 지나면 어린이집 보내는 게 트렌드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워킹맘들의 사정이 다르다는 건 알고 있다.)
오전에 공동육아나눔터에 갔는데,
한 어린이가 어린이집에 등록하고 왔다고 하자,
30개월 넘어 보이는 아기를 가정보육하는 엄마의 눈빛이 흔들리는 걸 봤다.
아기를 향해
ㅇㅇ아 너도 내일부터 그냥 어린이집 갈래?
라고 묻는 엄마.
그 엄마도 그 엄마만의 명확한 이유로 아기를 돌보는 걸 텐데.
순간 부러운 눈빛을 숨길 수가 없어 보였다.
나는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나.
아직은 모르겠다.
모르겠고, 어디에 털어놓을 데도 없어서 여기에 끄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