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기록
요즘 브런치를 준비하다 보니 글을 계속 쓰고 있다.
하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필력이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낀다.
내 글에서 어딘가 이상해 다음 날 글을 고치려 해도 내 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힘들다.
발표할 때마다 친구들로부터 내 발표는 너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정말 준비를 많이 하고(항상 그 수업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닌 다음 단계의 과목에서 다루는 내용과 지금 수업의 내용이 연계되는 부분을 가져와서 심화시켰기 때문이다.) 참신한 주제를 가져오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애초에 말을 내가 어렵게 한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남이 내 말을 못 알아듣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문제였다. 송길영 부사장의 강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송길영(다음소프트 부사장)
워렌버핏도 절대 전문용어를 섞어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돌이켜보면 내 발표의 논리에 허점이 많은 것 같고 그냥 자신이 없으니까 전문용어를 쓰면서 어려워 보이는 것을 택한 것 같기도 하다. 최소한 내 발표 내용을 깔보진 않을 테니까. 근데 이 생각이 내 발표 실력을 정체시켰던 것 같다. 내 발표를 듣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 이해를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내 지적욕구를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생각을 고치고자 글쓰기를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필력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던 와중에 동생이 필사를 권했다.
나도 필사가 글쓰기 능력 향상에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내가 행동으로 실천할 생각은 못 했는데, 동생이 권유하니까 한 번 실행에 옮기고 싶었다.
글쓰기 능력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책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에 들어서 글 잘 쓰고 말 잘하는 게 제일 부러워서 나도 그 능력을 갖추고 싶었다.
프롤로그에선 내가 필사를 어떻게 접근했는지 순서대로 기록하고자 한다.
1.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필사했는지 유튜브에 찾아보았다.
- 보통 문학을 쓰시는 작가님들이라 오정희 작가님을 추천해 주셨는데, 나는 비문학 위주로 글을 쓸 예정이라 그냥 내가 좋아하는 분들의 말과 글을 필사하고 싶었다. 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적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절대 효과를 볼 수 없지만,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쓴다면 반드시 효과가 있다는 것. 필사만큼 글쓰기 실력이 확 느는 것이 없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2. 내가 생각하기에 제일 말을 잘하는 사람을 골랐다.
- 박문환, 김미경, 지식한입. 이 3명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말을 잘한다.
- 박문환 이사님께서 쓰신 책 8권(큰아버지께 선물 받았다.)은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 20대에 꼭 내 지식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후 순위로 밀려서 언제 한 번은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유튜브에서도 박문환의 스페셜 리포트가 매주 업데이트되고 있는데 책 8권을 다 읽지 않으면 쉽게 이해하긴 어려운 내용이라 미뤄왔었다.
-김미경 강사님은 어떤 내용이던지 쉽게 전하는 것이 제일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문장 하나하나가 절대 부담스럽지 않다.
-지식한입의 경우에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 논리에 빈틈이 없는데 그 와중에 재미도 보장한다.
3. 얇은 노트를 3권 골랐다.(두꺼우면 괜히 주제가 섞일 것 같고 이 두꺼운 걸 다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길 것 같아서 얇은 걸로 골랐다.)
박문환 2권, 지식한입 1권
4. 일단 필사를 직접 해봤다.
- 과연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그냥 묵묵히 해보았다. 발췌하지 않고 전부 다 적었다. 손으로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다보니 발췌의 유혹이 있지만 그래도 작가가 이 말을 하기 위해서 깔아두는 배경지식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핵심만 적고 싶진 않았다. 모든 글에는 배경지식이 깔리고 핵심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생각보다 많은 집중력을 요구한다는 것, 필사를 해야 책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싶을 정도로 세부적인 내용도 다 기억에 남고, 글의 전개 방식도 자연스럽게 머리에 남는다.
- 굳이 영상도 적어야할까하는 귀찮음과 오만도 있었지만 역시 적고 나니 필사는 무조건 도움이 된다는 걸 절감했다.
- 하다보니까 재밌어서 오늘 몰아서 해볼까하는 욕심이 생겼지만 무시하고 첫 날에는 3페이지 정도를 작성했다.
5. 필사 뿐만 아니라 질문, 요약을 추가해서 나만의 필사법을 만들었다.
- 독서 노트의 성격도 겸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왼쪽 칸에 요약을 하거나 구조를 그려보거나 질문을 적는다. 바로 해결할 순 없겠지만 다시 노트를 펼치면서 답을 적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한다.
나는 게으른 J 이거나 부지런한 P이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결과만 작성하는 편이다. 그런데 결과만 작성하면 이 글을 읽는 사람의 행동을 오히려 막는게 아닌가 싶었다.(쟤는 원래 저런 애였겠지라는 생각에 도전이 부담이 될 수 있으니까) 또한 내 모습의 일부만 보여주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블로그만 보고 나를 판단하면 어떡하지/ 그렇다고 모든 면을 다 보일 수는 없는데. 이 두가지 생각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이루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김짠부, 개리 바이너척으로부터 얻은 아이디어)나의 강점은 열심히 한다기 보단, 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일 필사를 해야된다는 부담 없이 그저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올리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싶다. 그냥 하루에 엄청 많은 양을 하려고 욕심내기 보다는, 교수님 말씀처럼 뭐든지 꾸준히, 딱 한 달만이라도 해보고자한다. 절대 부담가지지 말기.
나는 항상 계획만 원대하게 세우고 추진력으로 밀어 붙이지만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어서 그냥 나에 대한 아무런 기대 없이 임하고 싶다. 욕심이나 기대가 없을 때 훨씬 많은 양을 해내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동생평
"언니는 하나를 가르쳐주면 셋을 아는구나, 언니가 쓴 글 중에서 제일 진정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