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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연 Feb 14. 2022

프롤로그

그녀와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이유

어느 날 저는 저의 엄마와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잘 기억나진 않지만 TV의 장면에선 엄마가 아이에게 다정하게 무엇을 해 주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 모습을 보시던 엄마는 ‘나도 너한테 저렇게 해 줬는데 너는 기억이라도 할려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셨습니다. 


근데 정말,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저의 기억에는 엄마랑 처절하게 싸웠던 기억이 전부였기에, 저렇게 다정하게 해 주었다는 것이 엄마에겐 미안했지만 '엄마의 말이 정말일까?' 라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문득,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저도 ‘내 아이가 내가 사랑해주었던 기억을 모르고 나랑 싸웠던 기억만 하면 어떻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문득 들었던 이 걱정에서부터 시작되어 글로 써야겠다라고 발전이 된 것 같습니다. 

 

모든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감정과 기억은 다 소중합니다. 단순히 희생 너머의 큰 사랑이 있었기에 소중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런 사랑의 행위가 과연 제 인생에서 더 있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이러한 감정을 그냥 기억속으로 묻어두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기억이 남아있을 때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는 저와 동일한 ‘엄마’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공감’을, 앞으로 ‘엄마’라는 직업을 가지게 될 분들에게는 ‘정보’와 그냥 여느 하나의 ‘예시’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많은 분들이 가지게 될 두려움 보다는, 이런 케이스가 있다라는 것을, 지금 저와 동시대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동지들에게는 잘 하고 있다고 ‘격려’도 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저의 글을 가장 읽고 싶어하는- ‘그녀’라고 말하는 저의 아이에게 그녀가 기억못하는, 아니면 어렴풋이 기억하는 그 시절의 이야기를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너를 이렇게 키웠다’라고 공치사 하고 싶어서가 아닌 ‘내가 너를 이렇게 사랑했었다’라고 알려주고 싶습니다. 


어쩌면 그녀에게 상처가 되는 이야기를 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어쩌면 그녀는 이 글을 통해서 지금 기억 못하는 일들을 기억하고 기뻐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든지 이 글을 통해서 엄마와 함께한 기억을 그녀의 생애에 '삶의 자양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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