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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ful Clara Nov 01. 2024

향신료에 마음을 열기까지

한식만 먹고 살 수는 없자나요!


향신료에 빠지다!

서점에 들어서면 이국적이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요리 잡지의 커버 사진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잡지책을 펼친 후 '저 멋진 음식은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레시피 페이지를 찾아본다. 레시피를 눈으로 쭈욱 훑어 내려가던 중 발견한 향.신.료. '아.... 안되겠다. 해먹기는 좀 힘들겠네'. 큐민가루, 파프리카가루, 칠리 파우더, 오레가노, 타임등... 이름도 낫설고 어떤 냄새인지 상상도 안되는 향신료와 허브들이 꼭 한두개씩 이상은 적혀있다. 20년 전 나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여러가지 향신료와 허브를 어렵지 않게 음식에 사용하며 가끔 한두가지가 없어도 응용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지만 그시절 처음으로 제대로 된 외국 요리를 만들어보고자 했던 나에게 가장 큰 벽은 향신료와 허브의 사용이었다. 


향신료가 건강에도 좋다고?

향신료를 그저 맛을 내는 조미료로 생각할 수도 있다. 향신료 입장에서는 이런 평가가 좀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강한 향기와 색을 갖고있는 이 재료들은 100프로 식물에서 나온 천연 식품이다. 식물의 씨앗, 뿌리, 줄기, 이파리등을 건조시켜서 사용하기 쉽게 갈아놓거나 부숴놓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형 그대로인 제품들도 있다. 그 안에는 깊은 향과 맛 그리고 건강함이 들어있다. 대부분의 향신료와 건조허브들은 항염증, 항산화, 면역력과 소화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성분들을 가지고 있다. 음식에 향신료를 더하는 것 = 음식에 천연 영양제를 더해주는 것, 이라고 이해하면 좋다.

*구입할때 다른 원료가 섞이지 않았나 확인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건강한 식습관은 집밥에서 시작된다.

건강한 식습관을 갖으려면?  외식을 줄이고 대부분의 식사를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가공 식재료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real food/진짜 식재료를 사용해서 직접 요리를 한다. 하지만 집밥 습관 유지를 위한 걸림돌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바쁜 생활로 인한 요리시간 부족 등 여러이유가 있겠지만, 큰 이유 중 한가지는 '집에서 먹는 음식의 종류에는 한계가 있다!' 라는 것. 외식 메뉴 옵션은 수도없이 다양한데 집에서 먹는 식사는 밥 그리고 비슷한 양념으로 만든 반찬을 기본으로 큰 변화가 없다. 그 지루한 식단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외식을 한다. 


고춧가루, 마늘, 생강, 깨, 향이 강한 채소들(부추,미나리, 깻잎등), 건조버섯, 나무껍질과 뿌리 등 (삼계탕 국물낼때 사용하는 오가피등) 이 모든 것들이 한국요리에 사용되는 우리에게는 익숙한 향신료이다. 그렇다. 한국에도 어마어마한 종류의 향신료가 있다. 이것들은 한국음식맛의 기본을 이루는 중요한 재료들이다. 그러므로 다른 나라의 음식을 요리하고 싶다면 그 나라 음식맛의 기본을 이루는 향신료의 사용이 필수인 것이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불편함과 두려움

한국사람들의 한식에 대한 애정은 대단하다. 나처럼 오랜시간 외국 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 분들 중에서도 여전히 많은 분들이 먹는것과 관련해서는 한식과 한국마트 장보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식이 정말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다른 나라 음식을 잘 몰라서 일수도 있다. 재료나 요리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오랜시간 익숙했던 한식과 한식재료를 고집한다.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 요리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새로운 음식에 대해서 평균보다는 조금 더 오픈된 마인드를 갖고있긴 하다. 어릴적 부터 서양음식을 많이 즐기기도 했었고 이태원 같은 곳에 갈 일이 생기면 향신료 향이 진하게 밴 양고기같은 음식을 맛보러  중동음식점에 방문하곤 했었다. (20년전만해도 양고기는 외국인이 많은 동네에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이었다.) 그리고 20대에 미국으로 와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되며 멕시칸, 인도등 더욱 다양한 나라의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새로운 문화의 음식을 만나면 그 맛이 궁금했고 꼭 먹어봤다. '나도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향신료 사용에 대한 시행착오

미국으로 온 후 새로운 식재료에 자주 노출이 되었지만 실제로 그것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양한 문화의 요리에 개방적인 나였지만 향신료 사용은 여전히 높은 벽이었다. 요리를 해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연말이나 가족 생일즈음 서양식 손님초대 요리를 하나라도 준비해보려 하면 향신료와 건조허브 한두개 정도는 필수이다. 하지만 그런 재료들을 구입하려 할때마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다 똑같을 것이다. '이걸 얼마나 쓸까? 한번 쓰려고 이걸 꼭 사야하나? 그냥 빼고 만들어도 될까?' 물론 여러개 중 한두가지가 빠져도 맛이 날때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무엇이 필수인지 어떤것을 빼도 되는지도 당연히 알 수가 없다. 결국은 모두 구입해서 사용한다. 그리고 한번 사용한 향신료와 허브는 캐비넷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가 유통기한을 넘긴채 발견되어 쓰레기통행. 나의 경험이기도 하다. 


향신료 사용법 배우기

내가 처음 요리에 관심을 갖게된 시절에는 요즘처럼 인터넷에서 다양한 요리정보를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없었다. 잡지책과 티비 요리 채널이 전부였다. 필요할 때에 재료 활용 팁이라든지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자료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요즘은 소셜미디어 앱만 켜도 온갖 종류의 요리 레시피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등 배우려는 마음만 있으면 정보는 곳곳에 넘쳐난다. 하지만 기본은 없고 정보가 너무 많으니.. 이 또한 문제가 되는 아이러니.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찾아내는 재주 또한 요즘 시대에 필요한 능력이라고 한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향신료를 정말 잘 사용 해보고 싶다면 검색을 통해 글로 배우고 사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낭비없이 향신료 잘! 사용하는 팁

여전히 한국 검색 엔진에서는 향신료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찾기가 힘들다.구글 검색을 추천한다. 


먹고싶은 요리를 검색한 후 필요한 재료를 파악하는 순서가 아니라, 반대로 쓰고 싶은 재료를 검색해서 그것이 들어간 요리를 찾아본다. 

*거꾸로 검색은 갖고 있는 재료를 소진하고 싶을 때 최고의 방법이다.

큐민과 닭고기가 있다면 검색해본다.

남은 향신료가 집에 있다면 꼭! 검색해보길 바란다. 향신료 이름만 검색한다면 구체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요리의 목적을 좀더 자세하게 써본다.

예) cumin / 큐민가루

1. Dishes that use cumin / 큐민을 사용한 요리

2. Easy recipes with cumin / 큐민을 사용한 쉬운레시피

3. Healthy recipes using cumin / 큐민을 사용한 건강한 요리

4. Chicken marinade with cumin / 큐민이 들어간 닭고기 양념

6. Vegetarian recipes with cumin / 큐민이 들어가 채식요리

이렇게 검색한다면 물론! 결과물도 영어로 나온다.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나 다양하고 건강한 집밥을 위해서 그리고 겸사겸사 가벼운 영어공부도 할겸 레시피를 읽어본다면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대부분 요리 블로그와 요리잡지 레시피들이다. 뭐가 좋은 레시피인지 잘 모르겠다면 리뷰점수를 참고해보면 좋다.

*다른 일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요리 역시 배움을 귀찮아 한다면 결코 실력이 늘 수도 없고 지속할 수도 없다.



향신료 사용의 장점

향신료 사용을 시작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점은 집에서 만든 음식인데 사먹는 느낌이 난다는 것이었다. 자극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음식의 향이 평소 집에서 먹던 것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인도 음식점에서 유명한 '탄두리 치킨'이라는 음식의 예를 들어 보자면 음식점에서 먹어봤던 것과 완전히 똑같은 맛과 간을 내는건 쉽지않다. 하지만 집에서 만든 '탄두리치킨'은 충분히 지루한 집밥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줄만한 닭요리라는 것이다. 요리를 계속 해보면 안다. 음식점만큼 달고 짜게 하려면 얼마나 많은 설탕과 소금을 넣어야 하는지. 향신료와 허브등을 충분히 사용하다보면 그 깊은 향 덕분에 간을 줄이기가 조금은 수월해진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요리를 계속 하다보면 서서히 가족의 입맛이 나의 음식에 적응하게 된다. 향신료 사용이 늘어나면서 우리 가족은 중동음식, 지중해음식, 멕시칸음식등 웬만한 요리들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 역시 다양한 문화의 음식에 대한 경험을 하는 동시에 건강한 입맛까지 형성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https://youtu.be/zAt1vPb7v6k?si=PBYPDokY44WARZBp


https://youtu.be/tUSaYVelukI?si=sH3yh3HOEijJfd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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