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철판의 추억
내가 스무 살이던 90년대 후반엔 신촌에 닭갈비 거리가 있었다. 커다란 철판에 양념 된 닭고기와 각종 사리를 볶아 먹고, 마지막엔 스크래퍼로 양념을 긁어낸 후, 철판 볶음밥으로 마무리를 했다.
그땐 안 궁금했는데, 이제는 궁금해졌다.
‘뼈도 없는 닭고기 요리를 왜 닭갈비라 부르지?’
닭갈비는 1960년대 강원도 춘천에서 탄생했다. 비싼 소갈비 대신 값싼 닭고기에 매콤한 양념을 입혀 숯불에 구워 먹던 서민들의 지혜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철판에 고구마, 양배추, 떡 등을 넣고 함께 볶는 방식으로 발전하며 대중 음식으로 발전했다. '갈비'라는 이름은 뼈가 아닌, 갈비 양념 스타일을 닮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기를 아끼고, 맛은 더한 이 음식은 결국 닭갈비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으며 춘천의 명물이 되었다.
가성비 좋고 자극적인 맛으로 특히 대학가에서 인기를 끌었다.
갑자기 닭갈비가 먹고 싶어졌다.
그렇다면 추억을 되새기며 세젤쉬용 닭갈비를 만들어볼까?
*세젤쉬 닭갈비 만들기
1. 양념 만들기 (닭 다리 살 500g)- 고추장 2T, 고춧가루 2T, 굴 소스 2T, 다진 파, 마늘, 설탕 1T
2. 기름 넉넉히 두르고 (키친타월로 올려 물기 제거한) 닭 다리 살 앞뒤로 굽기.
3. 2에 채소(양배추, 양파, 깻잎 등) 넣어 함께 볶다가 숨이 죽으면 1 넣어 섞어가며 볶기.
4. 익힌 떡 넣어 볶다가 참기름 둘러 마무리.
닭갈비는 볶아내는 요리라 떡이나 고구마 등을 넣으려면 익혀서 넣어야 채소 등과 휘리릭 볶아낼 수 있다.
스무 살 걱정 없던 시절, 친구들과 철판에 둘러 앉아 닭갈비를 먹던 추억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진다.
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