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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기 Oct 19. 2024

피폐해지는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면?

세상은 아니 대한민국은 과학기술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눈부신 발전을 하였다. 집안 청소나 일부 음식점에서 주문한 음식을 나르는 일도 로봇이 대신해주고 있고 목적지만 입력하면 알아서 운전을 해주는 자율주행차도 곧 일상화된다. 모르긴 해도 힘든 농사나 공장일 혹은 요리까지 인간이 버튼만 누르면 가능해질 될 세상이 머지않을 것 같다. 한마디로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은 인간 대신 로봇이 하고 인간은 그러한 걸로부터 해방되어 즐겁고 차원 높은 일만 하게 될 경우 품격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다.


갈수록 빈부격차보다 더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누구나가 경제발전의 혜택을 누리며 함께 기쁨을 나눈다면 세상의 시름은 사라지고 희망으로 가득 찬 지상낙원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세상은 동화책에나 나올지 모르며 현실에 나오는 그러한 얘기는 북한이 주장하는 허구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사는 게 갈수록 빡빡할 수밖에 없다.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이 지금과 달리 느릿하고 엉성하던 시절에는 대가족 중심이어서 한 지붕아래 여러 가족이 함께 부대끼며 지냈고 특히 여성들은 하루 일과의 상당 부분을 가사노동에 종사하며 위아래로 눈치를 보는 생활을 했다. 귀찮고 짜증 나는 생활이지만 다들 그리 살며 지냈다. 그 시절은 현재 소중한 의미를 갖는 개인의 자유나 프라이버시는 가족구성원들의 대소사가 있을 경우 묻히거나 무시당하기 일쑤였지만 불만을 표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어느 조카 혹은 어느 시동생이 공부를 잘하고 또한 이성친구가 있는지 등과 같은 소식은 입을 통해 빨리 전파되기도 하며 여유롭진 못하여도 아기자기한 재미는 있었다.


사소한 일까지 인간이 직접 손으로 하던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차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녀들을 여럿 낳아 마치 길에서 방목하듯 풀어놓으면 애들은 스스로 별 탈없이 자라주는 게 그 시절이었다면 자녀를 아예 낳지 않거나 큰 맘먹고 하나만 낳아 어릴 때부터 맞춤식 교육을 시키는 지금이다. 또한 환갑까지 살면 장수한다던 그때보다 평균수명은 수십 년 늘어났고 생활수준은 몰라보게 나아졌지만 여유로운 계층이 아니면 생활이 늘 쫓기기만 한다. 특히 최근 폐업이 늘며 가계부채는 갈수록 치솟기만 한다. 스스로 생활할 능력을 회복하지 못하는데 언제까지 빚으로 버틴단 말인가?


그렇다면 평균소득으로는 선진국이 되었다고 하지만 과거보다 진정 나아진 건 무엇인가? 과거와 같은 보릿고개나 끼니를 거르는 이들은 없어졌다고 하지만 양극화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에서는 그때보다 더한 게 지금이다.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어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일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도 나올 수 있다. 생활고가 커져서 발을 동동 구를 경우 안정될 때까지만이라도 과거로 돌아가 본다면 어떨까? 마치 합동결혼식을 하듯 몇몇 세대가 한 지붕아래서 함께 살아보는 것이다. 불편이야 하겠지만 그렇게라도 버티며 회생의 길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위만 쳐다보면 배 아픈 일만 생기는 법이다. 어려울 때에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보며 시름을 달래는 것도 지혜로운 일일지 모른다. 눈높이를 낮추면 새로운 대안이 나오기도 한다. 대기업에서 꽤 괜찮은 급여를 받고 지낸 이들이 퇴직을 하고 세상에 나오면 세상은 야속하고 삭막하기만 하다. 과거의 번듯한 생활을 자꾸 떠올릴 경우 갑갑하고 피곤하기만 하다. 따라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월 얼마씩이라도 받고 지낸다면 한숨만 내쉬는 것보다는 한결 나은 생활을 할 수도 있다. 과거 힘들던 시절에도 앞집 옆집 하나가 되어 서로 기쁨과 슬픔을 나누던 마음이 요원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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