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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는 삶의 코어가 되었고,
그렇게 암을 이겨냈다

2025 병무청 병역공모전 우수상 CORE OF LIFE 메이킹 디브리프

by 무궁무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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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Research & Insight : 작품에 기대하는 효용성과 차별성 찾기
2) Idea & Story : 몰입성과 소구성 이야기로 설계하기
3) Treatment & Pre-production :연결성과 매력성, 아이캐칭 구성 등 작품 실체화 작업
4) Edit & DI & SFX : 색연출 및 알파값 교정 등 마이크로 매니징과 무드잡기 단계
5) Review : 우수상과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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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이 주관하는 <병역이야기 공모전>은 2019년부터 7년간 이어져 온 명맥있는 대회이다. 평소 군에 대한 애정과 군복무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이번 대회는 놓치고 싶지 않은 중요한 대회였다.

그래서 지금껏 갖춰온 창의력과 기획력을 온힘으로 짜내어 오랜만에 프로젝트 기획부터 제작 편집까지 모든 파트를 열과 성으로 임했다.




1) Resarch & Insight

: 작품에 기대하는 효용성과 차별성 찾기


아이디어 기획 및 전략 구상

- 기존 병역 공모전 수상작 스터디 및 인사이트 도출

레퍼런스 스터디 후 도출된 인사이트

1) '진정성'이 중요하다. 실제 이야기가 가진 힘을 이용
2) '로케이션'의 힘이 매우 강력함 : 시각적으로 메세지를 뒷받침해줄 장소 필요
3) '공모전'의 취지에 집중 : 미래의 병역대상자들과 현역, 그리고 군필들에게 병역의 긍정적 가치를 전달하고 군복무를 추천하는 취지에 입각한 스토리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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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INSIGHT에서 HOW TO로

- 진정한 '진정성'은 일반인의 연기와 대본에서 나오기 힘들다 : 시스템적으로 접근하기

- 진정성 전달이 방해되지 않는 메세지 영상 전달 방법 생각 필요

시스템적 방법 도출과정

1) 카메라 있으면 얼어붙는 일반인 : 카메라 필요 없다 (동반 촬영은 스케쥴에도 부정적)
2) 재현과 대본이 아닌, 실제 대화를 활용하자
3) 전화통화 적격 : 편한 대화로 속깊은 이야기 도출 그리고 시간장소에 큰 구애없이 실행 가능
4) 그럼 영상은? 진정성 있는 대화가 슴슴한 단백함이라면, 대화의 내용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납득시킬 수 있는 필살기 양념역할 필요 (전략적 접근)




2) Idea & Stroy

: 몰입력과 소구성 가진 이야기로 설계하기


스토리 구성 및 영상 구조 설계하기

- 몰입력있게 출발 필요 : 시청자가 봤을 때 차별성있고 호기심있게끔 시작되어야 함

- <병무청> 주관 <병역> 공모전인만큼, 병역의 가치가 모두에게(특히 군역을 저야하는 예비병역자와 이미 병역을 완수한 사람들) 바람직한 긍정의 이미지로 전달되어야 함

-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점차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 환기되며 마지막 키카피로 공감과 메세지를 전달하는 이야기 구성

- 특히 소구성 있으면서 타 영상과 차별성 있는 초반 개인의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해야되나 오랫동안 구상함

- 조금 있어보이게 해야될지, 충격적으로 시선을 끌어야할지, 아님 현란한 콜라주 편집연출을 인트로에 넣어야될지 고민하다 결국 <가장 솔직한 나의 이야기가 가장 설득되고 납득되는 자연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었음. 실제 나의 투병이야기가 스스로도 납득될만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임을 자각

스토리 로그라인

갑상선 암극복에 있어, 군생활동안 얻은 습관과 정신력이 '머슬메모리'로 작용하여 치료 및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음. 그리고 투병생활을 알게 된 군선배와 동기의 안부전화를 통해 함께한 군복무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군경험이 각자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나누며 병역의 가치를 긍정함
처음 기획했던 진부한 스토리 : 차별성이 없고 두루뭉술하여 몰입성이 떨어진다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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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솔직한 진짜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상 도입부 구성했다. 그리고 어떤 겉멋보다도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만큼 강력한 몰입제는 없음을 깨달았다.


아이디어 기획과 스토리 구성 체크사항 (대략 1주일 소요)
- 병무청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방향성 확인
-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해, 모두의 이야기로 메시지 전달 및 확장
- 전화 인터뷰 구상 : 재외국민 선배 / 친한 동기 / 친한 후배
- 3분 분량 제한 지키기 : 어떤 부분에 집중할 것인가? (어떤걸 제외하고 다 날릴 것인가)
- 진정성 있는 내용과, 시네마틱 이미지 재현 연출로 승부


KakaoTalk_Photo_2025-07-25-16-50-25.png 제작 초기, 레퍼런스 스터디와 아이데이션 내용을 메모하며 안을 정리했다
KakaoTalk_Photo_2025-07-25-16-50-28.png 동시에 추구하는 톤앤무드 이미지 레퍼런스 스크랩하며 안의 비쥬얼라이징 방향을 잡아갔다




3) Treatment & Production

: 연결성과 매력, 아이캐칭을 집어넣는 작품의 실체화 작업 시작


시각연출 포인트는?

- 군생활을 통해 습득 체득한 정신력과 머슬메모리는 과거에 있지 않고, 지금 우리곁에 지속됨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가 한공간에 존재/조우하는 시각연출 포인트를 설정함.

- 냉담한 무채색의 현실속 나와 과거의 군복무 모습의 나가 조우하며, 무채색의 현실을 노을의 색감으로 물들이는 과정과 우리 일상속 곳곳에서 보이는 군의 상징/옷/조형물들을 통해 시각적으로 군복무의 경험이 지금의 삶에 힘이 되어준다라는 메세지를 보여주며 동시에 여전히 현재 일상에서도 그 경험은 유효함을 직접적으로 보여줌

- 그래서 촬영의 슈팅플랜은 오후 5시 이후 매직아워 시간대로 잡았고, DI 작업시에는 노을빛의 시네마틱함을 더욱 살리는 짙은 옐로우&오렌지 톤으로 진행

KakaoTalk_Photo_2025-08-03-21-20-50.png 무수한 과거의 나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단 의미를 전달하기 좋은 시각적 레퍼런스 서칭했는데, 저장한 릴스 콘텐츠에서 영감을 크게 받았다


색전환이 되면서 리듬감이 좋은 Adidas you got this 필름


필름 트리트먼트는? (대략 1주일 소요)

-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가 조우할 때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표현될 것인지 구상

- 다양한 레퍼런스 서치 및 조합 구상 : 진정성 필두로 이루어진 캠페인필름, 릴스 시각연출 스터디

- 색의 대비와 색의 합이 어느 지점에서 일어날지 구상

- 필름 메세지의 메타포/미장센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영상미 있는 <각> 구상

촬영시 현장에서 느낀 프리프로덕션의 중요성

1) '현장가서 하면되지'가 아니라, 필요한 키컷들 구상 및 정리는 꼭 필수
2) 트리트에서 확장되는 현장의 임기응변 및 새로운 아이디어
3) 합성컷 고려시, 촬영 전 트리트에서 설계 매우 중요

- 도움된 레퍼런스 첨부 : 도리토리 캠페인필름, 분위기와 속도감 레퍼런스 첨부, 색감차이, 릴스 레퍼런스


플롯 구상 막바지에 진정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를 보여준 도리토리 Best gift 캠페인. 마치 나에게 이 레퍼런스는 '유레카'와 같았다
전체적 리듬감과 마지막 편집감이 매우 좋은 anycation 캠페인 필름. 정말 좋아하는 레퍼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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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Photo_2025-07-25-16-49-17.png 각/구도/무드를 보여주는 이미지레퍼로 제작한 스토리보드. 원하는 무드와 각을 미리 설계하고 촬영에 들어가야만 정교하고 깊은 촬영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었다




전화 인터뷰는?

- 2DAY 진행 (세웅/요한, 조셉형님)

- 조셉 선배 : 재외국민으로서 자원입대한 이야기에 초점

- 요한 동기 : 같이한 군복무를 통해 각자 인생에 병역이 미친 새로운 인사이트에 초점

- 세웅 후배 : 병역에 현재 삶에 미친 긍정적 영향에 초점.


인터뷰 후 편집시 분량 이슈로 세웅이의 이야기는 결국 영상에 담지 못했지만 오히려 전화인터뷰를 통해 영상 후반부 흐름 구성에 결정적 영향을 줌. 군생활 후 안보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인사이트를 통해 영상후반부 안보자료 인서트컷 삽입이 추가됨. (Thanks to & Shout out my b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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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인터뷰 녹음파일을 클로바 노트로 옮겨, 활자로 확인하고 원하는 부분을 바로 찾아 들을 수 있어 매우 유용했다


촬영은? (총 5DAY 소요)

- 모델은 본인 1명이고 UDT/SEAL의 다양한 군복 의상을 이번 필름의 주요 연출포인트 설정

- 훈련생 해마복과 훈련모, 멀티캠 작전복과 디지털 특전복, 팔각모/베레모/정찰모/탄모 활용

- DAY 1 : 초반 오프닝 시퀀스 : 연희동 골목곳곳+화장실 내부 (복잡다사난 무디한 느낌을 주는 로케)

- DAY 2 : 요셉선배 운동이야기1 : 연대 야구장 (연병장과 비슷한 재질의 흙바닥이 장점인 로케)

- DAY 3 : 요섭선배 운동이야기2 : 헬스장 (머슬메모리와 회복을 보여줄 로케)

- DAY 4 : 요한과 코어이야기1 : 망원한강공원_공원/참수리함 내부/외부 (해군복무를 일상에서 직접적으로 상기 시켜주는 최적의 로케이자 안보자료 획득에 용이한 로케)

- DAY 5 : 요한과 코어이야기2 : 망원한강공원_서울함 내부/외부 (엔딩시퀀스에 필요한 해군기와 인서트 컷, 합성컷을 얻기 용이한 로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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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때 느낀, 촬영 현장에서 느끼는 <주요순간>

1) 촬영 중 흔히 <현타>가 왔을 때 : '이것까지 해야돼?'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돼?' 라는 순간은 언제나 중간에 찾아온다. 그럴때는 <그래, 시작했으면 까짓것 해야지>라는 마인드로 완수를 한단 목표로 정성을 쏟아내는 감독정신이 필요함을 되새기게 됨

2) <힘들지만 짬 좀 날 때, 이거 한번 찍어놓을까?>는 참 중요한 감각이다 : 참수리 위 노을 이미지컷을 촬영한 덕분에 결과적으로 필름 후반부의 매끄러운 흐름을 위한 이미지 컷으로 사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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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케별 촬영이 끝나고 혼자서 촬영 마무리를 기념하는 사진들을 남겼다. (마지막은 인성이 덕분에 건진 사진)




4) Edit & DI & SFX

: 색연출 및 알파값 교정 등 마이크로 매니징과 무드잡기 단계


편집의 마이크로 작업은? (총 5일 소요)

- 아나모픽 렌즈를 사용한 촬영본을 다빈치리졸브로 DI작업 후 프리미어로 이동시 세부적으로 영상규격이 맞지 않는 문제 발생 : 다빈치에서 아나모픽 촬영본을 1.3x 비율이 아닌, 1.33 비율로 재렌더하여 해결

- 다빈치에서 색보정한 DI 렌더본에서 물빠짐 현상 발생 : 다빈치 리졸브 proress 422 렌더시, 색표현 최고로 설정 및 black white 모두 체크하여 렌더해야만 해결

- 알파값 렌더시, 앞뒤 쿠션으로 2f 있어야 함. 이상하게 렌더본 보면 꼭 지알아서 잘려서 나옴

- 'BGM을 AI로 제작할까?' 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바다의 소리와 힘찬 군중의 코러스가 느껴지는 현재의 BGM이 영상 무드를 더 효과적으로 잡아준다고 판단.

- 전화 인터뷰 속 주요대화 구간의 흐름을 세부조정하고, 강조가 필요한 구간엔 효과음을 넣는 식으로 사운드 디자인 작업 진행

- 자막은 넷플릭스 자막 레이아웃을 오마쥬해, 말하는 사람의 이름을 기입하고 색을 달리하여 구분함

- 또한 폰트는 국방부의 '호국체'를 사용하여 공모전 취지에 보다 적합하게 활용

KakaoTalk_Photo_2025-07-25-16-50-21.png DI 전 가편집 영상을 통해 잡은 편집 체크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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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작업하지만, 마치 외부 작업자에게 작업 가이드를 구체적으로 준다는 마인드로 바로 보고 이해하고 헷갈리지 않게끔 작업 발주서를 키노트로 만들어 하나씩 체크하면서 작업에 임했다


5) Review

: 달콤씁쓸하고 시원섭섭한 결과, 하지만 높아진 역치


장장 4주, 28일이 소요된 프로젝트를 정리 해보자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영상을 끌고 나가고 끝에 가서 살아남은 건 바로 가장 퓨어한 고급의 '진정성'이란 기획성이었다. 기획의 강한 기둥을 세워두고 진정성을 고급지게 보여주기 위해 전화인터뷰를 통한 대사와 메세지 전달, 그리고 의상과 로케를 통한 미장센, 화면의 각과 색감을 통한 시각적 영상미와 메타포 전달이 뒷받침된 캠페인이었다.

또한 생활 곳곳에 존재하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가 조우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여러 시각연출적 특이점을 구상하려 노력했고 특히 프리프로덕션 트리트먼트 구체화 작업을 할 때 현업에서 자연스레 터득한 경험치가 느껴졌다.

트리트먼트 경험치 (Need for Director)

- '어떤 레퍼런스들을 조합해 이번작의 특별성을 만들 것인가'
- '키샷의 구도와 키씬의 흐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 '혹시 인서트랑 다른 컷들을 찍어놓으면 편집시 숨쉴 틈이 생기지 않을까? 그럼 찍어야겠네'

편집과 DI 작업은 언제나 중간에 매몰되어 마이크로한 이슈들과 싸워야하는 지루한 싸움이 되지만 결과적으로 필름을 현실화시키고 세심한 감정들을 상기시키는 꼭 필요하고 정말 중요한,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에 이를 달갑게 맞이하자라는 마음가짐을 되새길 수 있었다.

어렴풋 느끼던 레퍼런스 조합의 힘을 명쾌하게 설명해주신 정규영 CD의 영상을 통해 재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 '카피'가 아닌 '창작'의 단계로서 레퍼런스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


이후 우수상에 선정되었고, 아쉬움이 컸다.

1차 국민투표 기간 때 전체 출품작 중 세번째로 높은 참여도(좋아요, 댓글)도 높았고 작품 내적 퀄리티와 스토리의 진정성과 유니크함에 있어 무엇보다 큰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공모전 심사위원의 취향과 대중의 취향 그 어느것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어려운 줄타기를 선택한 결과 '우수상'에 선정된 것이라 생각한다.


나만의 독창적인 이야기를 부끄럽지 않을 작품으로 만든다는 신조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더 큰 상을 수상하지 못한 점은 매우 큰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작품들 속 당당하게, 적어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한편으론 뿌듯함을 가져다줬다.


또한 송재원 감독님의 파격에 가까운 군 콘텐츠란 평가에 큰 위안과 용기를 얻었다. 지금껏 출품된 군콘텐츠 중 가장 파격에 가까웠고 이는 나름의 마일스톤을 세웠다는 격려는 요근래 들었던 가장 뜻깊은, 힘이 되는 격려였다. 이외에도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들의 군생활을 의미있게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치켜세워준 선후배들과 회사동료분들 덕분에 프로젝트에 보람이 있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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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많은 의구심과 자조를 겪는 요근래에 이번 작품을 통해 '그래도 당신 아직 우수해'라는 격려를 받은 것 같아서,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갈 힘을 얻은 것만 같다.


부끄럽지 않을 유효한 이야기를 만듦에 멈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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