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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부스 Dec 22. 2022

1. 다시 만난 제주 바다.

제주항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나는 무엇에 흘린 것처럼 용담 해안도로로 왔다. 신기한 점은 내비게이션을 맞추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찾아왔다는 점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주 와서 그런지 제주도의 지리와 길이 나에게 익숙해졌나 보다. 제주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자 나에게는 제주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곳. 

아마도 내가 제주도를 처음 왔을 때 이 풍경을 봤었고 자주 봐왔기에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제주에서만 마실 수 있는 스타벅스 메뉴를 기분 삼아 한잔 마시고 해안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제주 용담 해안도로 특성상 공항 주변에 위치해있기에 타이밍만 잘 맞춘다면 비행기를 배경으로 이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정류장이 있다. 또한 실제로 sns에서 이 정류장에서 찍는 사진과 동영상이 유행하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그리고 내가 용담 해안도로를 걸을 때도 5분에 한 대씩 내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다녔고 그 비행기를 배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 중이었다.

분명히 예전 같았으면 나도 카메라를 들어 동영상과 사진을 찍었을 텐데 이제는 그저 한 발자국 멀리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 달 조금 넘는 시간이 나에게 주어져서 그런 걸까? 


예전같이 4박 5일 5박 6일 이렇게 왔을 때는 시간에 쫓겨서 이것저것 다 찍고 그랬을 텐데... 

이게 바로 여유가 생겼다는 뜻인가 보다.


그렇게 나는 5분에 한 대씩 내려오는 비행기를 뒤로한 채 해안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사실 전부터 나는 주위사람들에게 항상 버릇처럼 말해왔다.


"나 제주도에서 한달살이 꼭 하고 올 거야" 


어떻게 보면 풍요로운 형편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다. 당장 먹고살 길이 힘든 시기이기도 하지만 나는 왜 무리해서까지 제주도로 한달살이를 왔을지 도대체 어떤 무엇 때문에 내 발걸음이 제주도로 향했는지 나 스스로도 궁금하다. 그래서 그 이유를 이번에는 찾아야 될 듯싶다. 


역시나 흐림과 맑음 변덕스러운 날씨가 연속되고 있는 제주도였다. 


맑은 하늘을 보여주기도 했다가 다시 먹구름이 잔뜩 끼기도 했다. 분명 내가 제주도에서 보내는 한 달이 넘는 제주살이 시간이 순탄치만 않겠다는 신호인 듯싶다. 


용담해안도로 주변에 주차를 하고 나는 올 때마다 들렸었던 해물라면 가게로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고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는 함덕해수욕장에 위치한 숙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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