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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부스 Feb 15. 2023

5. 시간이 지날수록 바뀌어가는 대화 주제


인연의 끈


초등학교- 중학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기까지 우리의 곁에는 많은 친구들이 지나간다. 그중에서 사회에 나와서도 계속해서  연락하는 친구도 있지만 금방 연락이 끊기는 친구들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연락하는 친구들이 점점 줄어들어가는 느낌이 들지만, 또 어떤 특별한 계기를 통해 다시 연락을 하게 되고 그 연락이 더 특별한 인연으로 연결되어 나중에는 또 다른 친구와 더 친해지게 되는 신기한 인간관계다.  필자에게도 그런 친구가 있었고 오늘은 그 친구와 단둘이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산굼부리를 한창 구경할 때였다. 핸드폰 카톡 알람음이 울렸다.


"오늘 7시 함덕에서 보자"


카톡 메세지를 보낸이는 사실 나에게 잊지 못할 고등학교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 중 한 명이다. 이 친구는 제주도에서 한라산볶음밥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나와 마지막 만남은 서로 군대 휴가 때 만나 술을 마신 게 이 친구와 마지막 만남이었다. 그 이후 최근까지  친구와 연락이 끊겼었다.  물론 중간에 연락은 할 수 있었지만 워낙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냥 연락하기 머쩍은 사이가 될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그저 알고만 지내는 그런 상황 말이다. 지난 3월 제주도로 혼자 여행을 떠났을 때  다른 친구와 연락을 하다가 우연히 연락이 다시 닿았고 나와 연락이 끊겼던 사이 이 친구에게 축하할 일이 생겼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는 다시 제주도에 내려와서 본인의 생업을 이어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이쁜 아이까지 가진 책임감 있는 가장의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나는 뒤늦게 친구에게 축하 인사를 하기 위해 우도에 위치한 가게로 찾아가 잠깐의 인사와 함께 식사를 대접받고 나왔다. 


그리고 9개월이 지나 다시 찾아온 제주. 저번 3월에 친구와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오늘은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친구와 같이 들어온 함덕해수욕장 고깃집.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한라산 소주와 고기 그리고 반찬. 나와 친구는 지난 이야기보따리를 하나 둘 풀어가기 시작했다. 


이 둘은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같은 옷을 입고 학교를 다녔다. 그때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건 각자의 상황? 그리고 이제는 같은 옷을 입고 있지 않다는 점? 그런 거  빼고는  없다. 더 크게 달라진 점을 뽑으라면 고등학교 졸업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달라져버린 우리들의 대화 주제였다. 고등학교 때와 30살이 넘어 만난 지금. 고깃집 테이블 위에서 두 친구가 나누는 대화 속에 세월의 무게가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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