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성 옆 비밀의 정원, 남쪽 향기를 전하는 미술관
南池子美术馆
남지자미술관 / 난츠즈메이슈관
Nanchizi Museum
주소 : 北京东城区普渡寺西巷21号
위챗 공식계정 : nanchizimuseum
북경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고궁(자금성)은 정말 도시 ‘한 가운데’ 배꼽 위치에 있다. 고궁을 중심점으로 하여 원형으로 2,3,4,5,6환이라는 북경의 도시 및 도로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그야말로 중심 중의 중심! 고궁 남쪽에 그 유명한 천안문(天安門)과 천안문광장이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은 북경에서 검문검색이 가장 심한 지역이기도 하다. 반면 지하철 1호선 천안문동역(天安门东) B출구로 나와 오른쪽 방향에는 너무나 평화롭고 자유로운 공간이 펼쳐진다.
원나라 때 이 곳 주요 도로가 형성되었으며, 명나라 때는 자금성 남쪽의 안에 위치하여서 중앙정부의 내관들이 이 지역을 관할하였다. 1990년에 역사문화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 지역 중심 도로인 남지자대가(南池子大街)를 따라서 걷는 길이 참 좋다.
자금성 동화문 앞 수많은 관광객들을 살짝 피해 이 거리로 들어서면 갑자기 사방이 조용해진다. 거리의 역사를 말해주듯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고 굵은 나무들이 마치 주변의 소음을 흡수한 듯 느껴진다. 조용한 그림 속에 내가 들어와 있는 듯한 거리. 좁은 폭의 인도에 굵은 나무 줄기를 피해 걷다 보면 설레면서도 차분해지는 묘한 기분이 든다.
난츠즈미술관은 북경 동성구(东城区) 남지자대가(南池子大街) 안, 고궁(자금성)의 동쪽 동화문 가까이에 위치한다. 동성구 문화관광국의 정식 승인을 받은 민간 비영리미술관이다. 설립자 雅行 여사는 미술관 건립에 3년을 들여 남쪽 소주 지방 정원의 정수를 북경에 그대로 재현하였다. 2018년 북경합예술중심(北京合艺术中心)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하였으며, 2021년 4월에 난츠즈미술관(南池子美术馆)으로 개칭하였다.
소주(苏州/쑤저우) 원림(园林)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의미 있는 정원 양식이다. 중국의 남쪽 도시 소주는 ‘정원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원림의 정수를 품은 유명한 정원들이 많은데, 원림은 인위적인 조경 작업이 아니라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적절하게 배치해 건축이 대자연과 하나가 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정원의 의미를 넘어서, 건축, 서화, 조각, 문학, 원예 등의 예술이 하나의 공간에 집합된 곳으로 중국의 미학과 중국인의 사상 및 생활이 반영되어 있는 곳이라고 한다.
후통 골목 안 작은 문을 여는 순간,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처음 이 미술관을 방문했을 때의 놀라움을 잊을 수 없다. 갑자기 공간이동 하여 중국 강남 지역 어느 정원 속으로 점프하여 들어온 듯했다.
우리에겐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표현으로 익숙한 그 강남(江南)이 바로 소주(苏州) 지역이다. 그래서 강남은 봄의 이미지가 강하고, 봄은 따뜻하기도 하지만 변덕스럽고 비도 잦다. 중국 첫 생활을 소주와 가까운 남경(南京)에서 시작해서 이 날씨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화창한 아름다움을 품은 정원도 좋지만, 내가 소주 여행 가서 정원 구경했을 때도 비가 왔었던 것처럼, 비가 와서 더 완벽한 것이 강남 정원이었다.
눈부시게 맑은 북경의 초가을 날씨에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안정된 실내 전시 관람이 일반적이지만, 이 곳은 정원의 특성으로 인해 계절마다, 날씨마다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2020년 11월. 자오자오(赵赵/Zhao Zhao) 개인전 <Pink/粉色)>
2022년 9월. <나와 둔황/我与敦煌> 전시
둔황 벽화를 연구하고 탐사하여 핵심 요소를 용용 및 재현하여 화가만의 언어로 둔황을 표현한 스샹이(斯尚谊)와 탕용리(唐勇力) 두 화가의 작품들.
첫 방문때는 없었는데 최근에 기념품샵과 커피 판매 공간이 생겼다. 커피 한 잔 들고 정원 어딘가에 걸터앉아 한 잔 하면 딱 좋겠다.
난츠즈미술관은 대중적인 관광포인트는 아니지만 소중한 사람에게 슬쩍 알려주고 싶은 반전의 매력이 있다. 미술관 주변 또다른 볼거리로서 원래 왕부(왕과 귀족의 거주지)였으나 청나라 때 라마 사원으로 바뀐 보도사(普渡寺/푸투스) 가 있다. 지금은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모이고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지자대가 초입을 가로지르는 버드나무 한가득 한 창포하공원 (菖蒲河公园).
중국 시가 총액 1위 기업인 마오타이는, 수수(고량)를 주 원료로 하는 중국 귀주성(贵州)의 특산 술로서 중국 최고급 백주이다. 아일랜드의 위스키와 프랑스 코냑과 함께 세계 3대 명주에 속하는데, 이 근처에서 마오타이박물관(茅台博物馆)에서 흥미로운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