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차가운 일품요리 하나가 더 상큼하기도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모락모락 김이 나는 밥에 국물을 곁들이는 밥상이 그리워지지.
가끔씩 우리 가족 모두가 외식으로 고깃집에 가게 되었을 때 여름에는 후식으로 냉면을 찾게 되지만, 가을부터는 된장찌개와 공깃밥을 시켜 먹고는 했었잖아.
그만큼 된장찌개는 한국 사람이면 대부분 좋아하는 기본 음식이고 우리 가족도 예외는 아니란다. 고기로 느끼해진 속을 말끔히 씻어낸다고나 할까. 탄수화물을 제한한다며 저탄고지 식단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가끔씩 고기를 먹고 마지막에 된장찌개와 밥을 먹고 뒷맛을 개운하게 했으면 좋겠다.
꼭 고기반찬이 아니라도 나물 비빔밥과 된장찌개도 아주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때는 비빔밥에 고추장 대신 된장찌개 국물과버섯과 두부를 건져서 넣고 섞은 비빔밥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해서 엄마가 자주 먹는 음식이지.
요즘 자극적인 음식이 난무하지만, 결국 기본적으로 생각나는 음식이 무얼까 떠올리면 바로 된장찌개가 아닐까 싶다. 밥과 된장찌개에 김치와 나물 하나 올리고, 생선이나 계란이나 고기 같은 단백질 음식 하나를 보충한 밥상이면 몸과 마음을 충만하게 만든다고 생각해.
친구들 중에도 화려하고 늘 주인공인 사람도 있지만, 된장찌개처럼 튀지 않고 변함없이 거기 있어 주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친구가 평생 가는 친구인 것과 같지.
된장찌개의 기본 재료는 멸치 육수와 된장과 두부와 애호박 정도인데, 여기에 기호에 따라 꽃게를 넣기도 하고 소고기를 조금 넣기도 하지. 그러나 담백한 맛을 원한다면 기본 멸치 육수에다가 여러 가지 버섯을 넣은 버섯 된장찌개가 최고인 것 같다. 새로 재료를 살 수 있다면 다양한 버섯을 사서 하고, 그렇지 않다면 집에 남아있는 버섯만 활용해서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일 수 있단다.
다시마와 멸치를 넣은 육수를 끓여서 만들기를 추천하지만,(다시마를 넣으면 된장을 덜 넣어도 균형잡힌 맛을 내서 염도를 줄일 수 있단다) 바쁘다면 시판 코인 육수를 써도 괜찮아. 어차피 된장도 사서 먹으니까모든것을 직접 만들겠다고지나치게 엄격한 자세로 요리를 하면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단다.
가능하면 천연재료를 이용하는 것을 지향하고, 때로는 간편한 방법도 쓰겠다는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요리에 겁이 안날거야.
<버섯 된장찌개>
-큰 냄비에 물 1.5L를 넣고 굵은 멸치 10개쯤, 다시마 넉넉히(손바닥 만한 크기 또는 자른 다시마 10조각쯤)넣고, 육수를 끓인다.
-육수에서 건더기를 꺼내어 버리고 된장 3큰술(된장마다 간이 다르니 꼭 간을 본다)을 넣고 애호박 1개, 양파 1개, 표고버섯 7개, 느타리버섯 반팩, 새송이 버섯 한 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넣고 다진 마늘 한 큰 술을 넣은 뒤 끓인다.
-고춧가루,고추장, 다진 청양고추, 김칫국물 등은 취향에 따라 넣는다.
-재료가 익으면 팽이버섯 한팩과 알맞게 썬 두부 한팩과 어슷하게 썬 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